[취재N팩트] 호텔 방에서 필로폰 제조...밀반입도 시도

[취재N팩트] 호텔 방에서 필로폰 제조...밀반입도 시도

2019.05.29. 오전 11:1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서울 종로의 호텔 방에서 12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을 만든 국제 마약 조직원들이 붙잡혔다는 소식, 어제(28일) 전해드렸는데요.

이 조직이 국내로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하려 했던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국제 마약조직이 한국을 교두보로 삼으려는 심각한 상황인데,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부장원 기자!

국제 마약 조직이 국내에서 필로폰을 제조했을 뿐만 아니라 밀반입도 시도했다고요?

[기자]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말레이시아인 A 씨가 현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운반책 2명을 동원해 한국으로 필로폰 5.1kg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17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입니다.

첩보를 입수해 A 씨를 주시하던 국정원이 말레이시아 당국에 정보를 넘기면서 밀반입 시도는 무산됐습니다.

그런데 A 씨는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의 한 호텔에서 필로폰 3.6kg을 만들다가 붙잡힌 중국인 B 씨와 같은 조직원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A 씨는 B 씨보다 먼저 한국에 들어와 필로폰 제조 과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말레이시아인은 필로폰 제조 과정에 어떤 식으로 관여한 건가요?

[기자]
A 씨는 지난 3월 25일 입국해 국내에서 한 달가량 B 씨와 같은 호텔에서 체류했습니다.

B 씨가 붙잡히기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1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한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있었던 기간은 일주일인데요, 나머지 3주 동안 A 씨의 행적은 아직 밝혀진 게 없습니다.

앞서 붙잡힌 중국인 B 씨는 불과 2주 동안 필로폰 3.6kg 분량을 만들었는데, 마약 당국은 A 씨가 그 이상을 만들어 유통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제 마약조직이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것 같은데, 전례가 없는 심각한 상황 아닌가요?

[기자]
최근 들어 마약 범죄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렇게 국제 마약조직이 유통도 모자라 국내에서 제조를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 조직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필로폰 제조 방법을 동원했는데요, 제조 시간은 2/3를 줄였고, 유독 가스와 악취도 없애 단속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국제적인 유통망을 갖춘 대규모 조직이 짧은 시간에 대량의 마약을 찍어낼 수 있는 신종 수법까지 갖춘 겁니다.

당국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보고 경찰과 국정원, 관세청이 공조한 전담팀을 꾸려 이 조직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직은 비밀 메신저로 지령을 내리는 등 철저한 점조직으로 운영되면서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부장원[boojw1@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