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부모의 체벌 위법, 긍정적 훈육방법은?

[김호성의출발새아침] 부모의 체벌 위법, 긍정적 훈육방법은?

2019.05.24. 오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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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부모의 체벌 위법, 긍정적 훈육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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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5월 24일 (금요일)
□ 출연자 : 진혜련 마음돌봄상담센터 소장, 김영란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 팀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어제 정부가 새로운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죠. ‘아동의 삶을 위해 국가의 책임을 확대한다’ 이런 기조 아래 부모가 훈육 목적으로도 자녀를 체벌할 수 없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겠다는 것이에요. 그렇다면 체벌 없는 훈육, 이 문제를 우리가 고민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주부터 4주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국제아동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우리의 자녀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자녀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올해 창립 100주년이에요. 민간NGO 중 가장 오래된 아동기관이기도 하죠. <김호성의 출발새아침> 가정의 달 특별대담 <아이들을 구하라> 지난주에는 ‘사랑의 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그렇다면 오늘 이 시간에는 ‘매’ 없이 어떻게 아이들을 훈육해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음돌봄 상담센터의 진혜련 소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진혜련 마음돌봄상담센터 소장(이하 진혜련): 안녕하세요.

◇ 김호성: 그리고 세이브더칠드런의 김영란 팀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영란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 팀장(이하 김영란): 안녕하세요.

◇ 김호성: 이야기하기 전에, 이게 뜬구름 잡는 이야기다라는 청취자분들의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아주 실질적으로 얘기해보시죠. 두 분은 자라나시면서 부모님께 혹시 체벌을 받아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 진혜련: 저는 어렴풋이 기억이 나기는 하는데요. 저희 부모님은 절대 기억이 안 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호성: 그렇죠, 가해자는 기억 못합니다. 피해자는 아주 기억을 하죠. 그런 피해자의 경험을 우리 팀장님께서는 하셨는지 모르겠어요.

◆ 김영란: 저는 저희 부모님께서 듣고 계실 것이기 때문에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 김호성: (웃음) 그렇습니까. 노코멘트의 의미가 무엇인지 부모님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사랑의 매라는 것이 저희들 자랄 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말이죠, 예전에 참외 서리를 하다가 과수원 주인분께 걸려서 아주 혼이 났는데 부모님을 데려오라고 해서 오는데, 우리 어머니께서 오시더니 저를 아주 호되게 한 차례 때리시더니 ‘이런 놈들은 처벌을 꼭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 주인께서 오히려 놀라셔서 왜 이러시냐고. 그래서 어머니가 저를 데려오시면서, ‘내가 이러지 않았으면 너 나오기 힘들었다’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것이 이렇게 깊은 의미가 있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감사합니다, 어머니. 그런데 체벌이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 소장님?

◆ 김영란: 이건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말씀드리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드리고 싶은 말씀이 굉장히 많아요. 우선 단적으로 체벌을 경험한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더 바르게 행동한다라는 결과를 가진 연구는 사실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사랑의 매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사랑의 매가 필요하지 않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 매를 통해서 아이들이 올바르게 사회화가 될 거라고 기대하고 계세요. 그래서 내 아이가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할 줄 알고 어디 가서 다른 사람들한테 해 끼치거나 문제 일으키지 않고 잘 크게 하기 위해서 매가 필요하다, 라고 생각하시는 건데 체벌과 관련된 수많은 연구들은 사실 이것과 부모님들이 기대하시는 효과와 정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런 아동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으로 상담을 진행해보신 적이 있으시죠, 소장님께선? 어떤 내용들입니까?

◆ 진혜련: 그렇죠. 일단 보통 어린아이들이 자기 발로 스스로 상담에 오는 경우는 없죠.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서 상담을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어떤 부모님들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서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받은 거 아닐까 걱정이 돼서 오시기도 하지만요. 또 어떤 부모님들은 부모님 자신이나 학교에서 원하는 상태로 아이가 행동하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 것에 대해서 고민이 돼서 오세요. 이런 경우 부모님이 여러 방면으로 달래기도 하고 아니면 강한 체벌 등을 다 해보셨지만 잘 되지 않아서 오시는 경우가 많아요.

◇ 김호성: 실제로 부모와 자식 간에 체벌을 둘러싼 관계는 어떻게 나타납니까?

◆ 진혜련: 사실 우리가 체벌을 하는 이유는요. 이 방법을 통해서 아이가 단기적으로 말을 잘 듣고 부모가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데요. 그것은 장기적으로 관계를 볼 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거예요. 아이가 성장해서 어른이 될 때 우리가 원하는 부모자녀의 관계 한 번 생각해보세요. 아마 많은 부모님들이 친구 같은 관계, 친밀한 관계, 뭐든지 얘기할 수 있는 관계를 원하실 텐데요. 자라는 성장과정에서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고 체벌하는 부모와 이런 관계가 가능할까요?

◇ 김호성: 어렵겠죠.

◆ 진혜련: 네, 그럴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체벌의 것은 부모자녀의 관계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김호성: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하는 공익광고 캠페인 같은 걸 보면 어린이가 나와서 체벌에 대해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공감하는 분들이 그걸 보면서 많이 있거든요. 실제로 세이브더칠드런에서 그 같은 환경 접하신 분들에 대한 의견수렴 이런 것들을 하실 거 아니에요.

◆ 김영란: 네, 사실 체벌이 아이들에게 어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여러 해 동안 세이브더칠드런이 여러 국가에서 연구를 했는데, 그때마다 인터뷰 했던 아이들의 의견을 모아두고 있어요. 그 아이들이 뭐라고 얘기하냐면, 나도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사람을 때릴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이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는 문제해결을 폭력을 통해서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의견들을 주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러면 이 아이들의 폭력성, 반사회적인 행동들에 체벌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김호성: 맞고 자란 사람이 남을 때릴 수 있다는 얘기잖아요.

◆ 김영란: 맞아요,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 사고방식을 갖게 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 김호성: 그런데 소장님, 체벌과 훈육 사이의 경계, 정말 애매모호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이걸 어떻게 구분할 수 있겠습니까?

◆ 진혜련: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자세라고 볼 수 있어요. 내가 아이를 기를 때 아이 입장에서 생각을 이해하고 감정을 존중하면서 공감하는 자세인지, 아니면 내가 원하는 답이 있고 그걸 아이로 만들기 위함인지, 그것에 따라서 구별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처음엔 칭찬이나 설득을 하면서 참아내고 있다가 마지막에 아이가 나의 뜻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참다가 결국 소리를 지르면서 협박을 하면서 체벌을 하게 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자세로 아이를 대하는가에 따라서 부모님이 아이를 긍정적으로 훈육하는 길로 가는지, 아니면 체벌로 가는지에 대한 결과를 낳게 되는지 결정되는 것 같아요.

◇ 김호성: 체벌의 방법을 썼던 부모님들은 주로 어떤 반응을 보여요, 김 팀장님?

◆ 김영란: 체벌을 썼던 분들은 단기적으로는 뭔가 아이들에 효과가 있다고 단기적으로는 느끼시죠. 그런데 아까 진 소장님 말씀하셨던 것처럼 장기적인 부모와 아이와의 관계에서는 악영향을 미치는 걸 결국은 경험하시게 되세요. 그리고 체벌을 한 번 약하게 시작하셨다가 이게 한 번 잘 해결되는 듯하게 보이지만 그게 아이도 내성이 생기게 되면 점점 체벌의 강도가 세지니까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니 그때는 상담소로 가시기도 하고, 아동학대로까지 연결되기도 합니다.

◇ 김호성: 상담소에 오시는 부모님들 접해보셨을 거 아니에요, 소장님. 어떻습니까?

◆ 진혜련: 처음에는 사실은 일단은 아이가 내가 원하는 대로 되기 위해서, 되고 싶어서 오시는 경우가 많은데 상담 과정 중에서 이것이 나와 아이와의 관계에 영향이 있구나, 나의 자세나 태도의 부분에 있어서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 행동이나 관계에서 계속 부정적인 패턴을 갖게 되는구나. 이해가 되시면 상담이 다른 방향으로 전환이 되죠.

◇ 김호성: 구체적인 사례 들어볼까요. 예를 들어서 어린이가 부모님의 지갑에 있었던 돈을 빼서 썼다. 어떤 방법으로 이 어린이를 훈육해야 하는 겁니까?

◆ 진혜련: 일단 정말 화가 나실 것 같고 당황스러우실 것 같고, 그러다 보면 정말 우리 흔히 뚜껑 열린다. 그래서 되게 불안하고. 

◇ 김호성: 지갑이 열린 거예요.

◆ 진혜련: 그렇죠. 그러니까 부모님 뚜껑도 같이 열리는 거죠. 그래서 아이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 나쁜 사람이 되지 않을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드시면서 불안하고. 그리고 또 스스로 자신이 잘못 키웠나 하는 생각에 화가 나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아니면 버릇을 고친다고 매를 들 경우도 있는데, 긍정적 훈육에서는 우선 부모님께서 자기 조절을 먼저 하시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내가 흥분된 상태거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좀 진정되셨을 때 아이를 대하시는 게 좋다는 거죠. 그 다음에 긍정적 훈육의 기본 틀인 따뜻함과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주셔야 하는 건데요. 여기서 아이의 연령대를 일단 고려해보시는 것.

◇ 김호성: 맞춤형 훈육이네요.

◆ 진혜련: 네, 네. 그래서 만약에 어린아이인 경우에는 이 아이가 훔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모를 수도 있거든요. 그럴 때는 이해하려는 과정 없이 덮어두고 체벌을 하는 경우에는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모르는 채로 무언가를 배우거나 규칙을 지키는 건 굉장히 무섭고 어려운 일이구나, 라고 공포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아니면 내가 모르고 잘못 행동을 하면 무조건 벌을 받고 미움을 받는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렇게 계속 남의 것을 갖고 싶고 그런 욕구가 생기는 내가 나쁜 사람은 아닐까, 부족한 사람은 아닐까. 엄마한테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은 아닐까라고 부정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요. 그리고 만약에 계속 그런 욕구가 생기는데 이 방법밖에 모른다라고 하면 엄마 모르게 무서우니까 살짝 계속 물건에 손을 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것을 알아주고 아이의 마음과 생각을 이해해주고 그 연령대에서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알아보려고 하는 자세, 그리고 그 욕구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따뜻함을 일단 주셔야 하고요. 그 다음에 가이드라인의 부분이 규칙을 알려주셔야겠죠.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물건에 손을 대거나 허락 없이 가져가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한 규칙과 이유를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 주시고요.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요. 아이의 이런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전하면서 긍정적인 방안들을 함께 생각하고. 뭔가 갖고 싶을 때 지갑에 손을 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하고 실천해보는 과정을 함께하시는 겁니다. 그럴 때 아이의 조절하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의 격려도 잊지 마셔야 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요. 이 같은 어린이들, 아동을 대상으로 한 훈육, 또 그 훈육 프로그램이라든가 또는 그쪽과 연관돼 있는 부모들의 역할, 이런 것들에 대해서 특별히 준비하시거나 하고 계시는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가요?

◆ 김영란: 사실 체벌을 하지 마세요, 아이를 때리시면 안 됩니다, 정서적으로 말로도 그런 걸 다 하시면 안 됩니다, 라고만 말씀을 드리면 많은 분들이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이야기냐. 그래서 굉장히 어렵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나는 늘 그런 환경에서 자라왔고 다른 방법은 뭔가 보고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대안을 잘 모르겠다. 이런 원망 섞인 말씀들을 하실 수밖에 없죠. 그런데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이야기는 새로운 훈육방법을 배워서 다시 적용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기도 하거든요. 우리나라에도 이미 되게 많은 부모 교육들이 있어요. 많이 있는데 대체로 2~3시간 정도로 이럴 때는 이렇게 하세요, 라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가 많아요. 물론 이런 프로그램도 도움이 됩니다. 도움이 전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모든 부모와 아이가 그 상황, 사정, 환경이 다 다르잖아요. 그런데 어떤 것에 있어서 모든 솔루션, 적합한 솔루션이라는 건 통일된 솔루션이라는 건 없어요. 그래서 아이라는 사람 한 명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방법을 체득하기 위해선 되게 많은 시간하고 고찰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세이브더칠드런에서는 이런 질문들에 대응하기 위해서 10여 년 동안 30여개 국 이상에서 긍정적 훈육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진행 중이고 여기 계신 진 소장님이 슈퍼바이저이시기도 하시고요. 좀 길긴 하지만 9주간 매주 한 번씩 부모님들을 소규모 그룹으로 만나서 양육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를 현장에서 나누고, 또 아이를 이해하고 권리적으로 대할 수 있는 방법을 차근차근 배우면서 긍정적 훈육할 수 있는 나만의 부모의 자세를 배우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참가하실 분들은 세이브더칠드런에 직접 문의하면 됩니까?

◆ 김영란: 네, 저한테 연락 주시면 됩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직접 청취자분들께서 확인하셔서 연락 주시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마음돌봄상담센터 진혜련 소장, 그리고 세이브더칠드런의 김영란 팀장 두 분과 함께 했습니다. 두 분,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진혜련, 김영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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