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길 가겠다" 이재명, '무죄' 배경과 향후 전망은?

"큰길 가겠다" 이재명, '무죄' 배경과 향후 전망은?

2019.05.17. 오후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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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개월간의 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물론 1심 선고일 뿐이고, 검찰은 항소의 뜻을 내비치고 있는데요.

어쨌든 정치적 벼랑 앞까지 몰렸던 이 지사로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선고 의미와 전망 등 취재 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박광렬 기자!

어제 박 기자가 직접 법정에 들어가서 선고 과정을 지켜봤는데요, 재판 내용 간략히 정리한다면요?

[기자]
네 가지 혐의 모두 무죄가 나왔습니다.

성남시장 당시 친형을 강제입원시키려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 선거 과정에서 공보물에 개발 업적을 과장하거나 토론회에서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는 혐의입니다.

무죄가 선고되자 재판을 방청하던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터뜨렸고요, '이재명' 지사의 이름을 잇따라 외치기도 했습니다.

일부 지지자는 재판부는 물론 검사에게도 수고하셨다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지자들의 입장에서야 최상의 결과였을 텐데요, 법원의 무죄 판단 근거, 짧게 풀어주신다면요?

[기자]
먼저 친형 강제 입원 시도는 입원을 고려할 이유가 있다고 봤습니다.

2012년 당시 계속된 친형의 폭언과 소란으로 소속 공무원까지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권한에 따라 법령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 강제 입원과 진단을 시도했다는 거죠.

진단 지시도 지자체장의 일반적 권한 행사로 판단했습니다.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은 일부 과장은 있지만, 개발 이익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유권자에 혼동을 주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봤고요.

'검사 사칭' 누명을 썼다는 토론회 발언은 억울한 심정을 표시한 평가이지 사실에 대한 발언이 아니고, 친형 강제 입원 시도가 없었다는 발언 역시 구체적이지 않아 사실관계에 대한 말로 보기 어렵고 직권남용 자체가 무죄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정우 / 수원지방법원 공보판사 : (검찰은) 강제입원이 직권남용 행위가 된다는 전제하에 그 부분을 부인했다는 점에서 허위 사실이라고 판단하고 기소한 것이었지만, (재판부가) 직권남용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한 이상 그와 연결된 허위사실 부분도 역시 무죄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입니다.]

[앵커]
어제 재판이 끝나고 이 지사가 간략히 소감을 밝혔는데,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도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
어제는 연차를 써 선고 뒤 바로 집으로 갔고, 무죄 판결 뒤 오늘이 첫 출근길이었는데요.

상당히 여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재명 / 경기도지사 : 뭐, 어제나 그저께나 특별히 변한 건 없습니다. 잠은 원래부터 잘 자고 있었고요. 비록 일정한 의도에 의해서 먼지도, 오물도 뒤집어쓰기도 하지만 결국은 실체에 부합하는 결론이 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 지사는 "안개가 걷히면 드러나기 마련", "사필귀정" 등 표현으로 지금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어제 선고 뒤 "큰길을 가겠다"는 발언에서 '큰길'의 의미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 경기도지사 : 국민이 한겨울에 촛불을 들고 정권을 교체해가면서 만들고자 했던 나라, 공정한 나라, 모두에게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고 각자의 몫이 보장되는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들자는 그 대의를 말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단결을 강조했고, 도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무죄' 선고에 일부 주식도 요동을 쳤습니다.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인데요, 일부 종목은 오늘 하루에만 30%가 오르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검찰이 상당히 당혹스러웠을 텐데, 앞으로 재판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앞서 검찰은 직권남용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개월,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벌금 600만 원을 구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직권남용과 허위 사실 공표 모두와 연관된 친형 강제 입원 사건 유죄 입증에 집중할 가능성이 큰데요.

직권남용을 입증할 증거 확보에 더욱 주력할 전망입니다.

선거 사범은 2심부터는 전심 3개월 안에 선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올 연말까지는 모든 법적 논란이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앵커]
이번 판결로 이 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날개를 달았다, 이런 분석도 나오는데요?

[기자]
일단 지금 나올 수 있는 최상의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물론 2심과 3심이 남아 있는 만큼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여기에 일부 야당의 반발도 있습니다.

한국당은 '친문 무죄, 반문 유죄'라는 말로, 정치적 판결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 역시 진실게임은 이제부터라며 향후 재판 과정을 주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어쨌든 이 지사가 다소 홀가분해진 건 사실이고, 이에 따라 도정 운영에도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이는데요.

보편적 복지 정책 등 자신의 핵심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향후 행보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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