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미처 몰랐던 5.18 이야기...영화 '김군'

우리가 미처 몰랐던 5.18 이야기...영화 '김군'

2019.05.16. 오후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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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강상우 / 영화감독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영화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 감독을 이 자리에 직접 모셨습니다. 감독님,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

5.18에 관한 많은 얘기들 어떻게 다 영화 속에 담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우선 이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 좀 설명을 해 주시죠.

[인터뷰]
저희 영화 김군은 1980년 5월에 광주 금남로에서 촬영된 한 시민군의 사진에서 출발한 영화이고요. 그 사진 속의 인물을 찾아나서는 추적 다큐멘터리입니다.

[앵커]
추적 다큐멘터리. 그러면 이 사람을 알 만한 사람들을 이제 찾아다니면서 그 사람이 시민군일 수도 있고 시민일 수도 있고, 당시에. 계속 추적을 해 나가는 거군요?

[인터뷰]
사진 속 단서들을 기반으로 추적을 했습니다.

[앵커]
좀 말씀을 듣고 보니까 지금까지 5.18과 관련된 비극을 다룬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간과되었던 인물, 사건 이런 것들을 좀 재발견 한다, 이런 느낌이 드는데 특별히 기획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인터뷰]
저희가 원래부터 알고 지냈던 광주에서 세탁소를 하시는 주옥 선생님이라고 계시는데요. 아까도 잠깐 나오셨는데 선생님께서 2015년 5월에 새로 문을 연 5.18 기록관에 가셨다가 이 청년의 사진을 보시고는 저희한테 동네에 살던 청년 김군 사진 거기에 있더라라고 말씀을 해 주셔서 흥미를 갖게 됐는데 같은 무렵에 지만원 씨 측에서 그 인물에 대해서 지금까지도 북한에 살고 있는 북한 특수군 출신의 주장을 펴셔서 그 상반된 어떤 같은 사진에 대해서 상반된 주장을 펴시는 게 흥미로워서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앵커]
영화 속에도 지만원 씨는 계속 등장을 하죠?

[인터뷰]
네.

[앵커]
그런데 인터뷰를 부탁하니까 선뜻 해 주시던가요?

[인터뷰]
네, 흔쾌히 응해 주셨고요.

[앵커]
광수라고 하는 것, 이것은 광주에 있던 북한 특수군의 준말이라고 얘기를 들었는데 맞습니까?

[인터뷰]
우선은 제1광수로 지목된 김군의 북한, 김군이 북한 사람이라고 했을 때 그 사람의 이름이 광수였다라는 것에서 출발한 건데요.

그 이후로만 그게 마치 대명사처럼 쓰여져서 광주에 왔던 북한 특수군들을 통칭하는 명칭으로 광수를 썼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은 광수1, 광수2, 광수 뭐 500, 광수 600 이렇게 나가는 거군요?

[인터뷰]
그렇다고 알고 있습니다.

[앵커]
들어보면 당시 5.18 시민군으로 활동했던 분들이 영화 속에 나온다고 하던데 사실 뭔가 얼굴을 공개하고 증언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는 하거든요.

그분들을 어떻게 섭외를 하고. 혹시 섭외과정이 어땠는지도 궁금합니다.

[인터뷰]
우선은 저희가 사진 한 장에서 작업을 출발한다고 했을 때 사진 속에 있는 어떤 지표적인 단서들을 바탕으로 이 사진이 어디에서 찍혔고 또 어느 날짜에 찍혔다는 것을 파악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5월 22일, 5월 23일 무렵에 광주 금남로에서 촬영이 됐었고 이분이 시민군이라는 걸 알고 나서는 그 시기에 시민군으로서 금남로에서 확인을 하신 분들은 저희가 찾아서 알음알음으로 그분들이 또 다른 분들을 소개시켜주시고 하는 방식으로 계속 선생님들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앵커]
흔쾌히 어떻게 요청을 좀 수락하셨나요?

[인터뷰]
광주에 살고 계신 분들은 그래도 저희를 많이 도와주시려고 노력을 하셨어요. 그런데 광주 바깥에 사시는 분들은 사실 광주 바깥에서는 여전히 5월 항쟁에 대한 낙인이 조금 있다 보니까 이웃들한테도 자신이 5월 항쟁에 참여했었던 시민군이라는 말씀을 못 하시고 좀 숨죽이면서 사시는 분들이 꽤 계셨던 것 같아요.

[앵커]
그렇군요. 광수라고 하는 이분, 김군 이분. 이분에 대해서 그러면 어떤 분이셨다, 어떻게 활동하셨다, 지금은 어떻게 했다. 스토리에 나와 있습니까?

[인터뷰]
저희 영화를 보시면...

[앵커]
스포일러가 되나요? 저도 지금 너무 여쭙고 싶은데 차마 여쭙지 못하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만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이런저런 에피소드는 좀 얘기해 줄 수 있겠죠?

[인터뷰]
저희가 우선은 제1광수로 지목된 사진 속 인물뿐만 아니라 지만원 씨가 북한군이라고 지목한 광주 사진 속 인물들을 찾는 작업들이 2015년도부터 광주에서 있었어요.

그래서 사진 속 인물들 중에 자신의 모습들을 발견하는 광주 생존자분들을 저희가 여러 분들을 많이 만났었고요.

어떻게 보면 지만원 씨의 그런 주장 덕분에 30여 년 전에 자신의 젊은 모습들을 발견하신 분들이 꽤 계셨는데.

그분들 중에서 일부는 명예훼손 소송에 참여하셔서 지만원 씨를 상대로 그런 말도 안 되는 어떤 주장에 대해서 원고로서 참여하셔서 지금 재판이 일부는 승소가 되셔서 이렇게 정리된 걸로 알고 있고요.

또 에피소드라고 했을 때 저희가 김군을 찾는 작업이다 보니까 시민분들이 사진을 보셨을 때 내가 아는 누구 같은데라고 말씀을 하셔서 저희가 그분을 찾아가고 또 그분을 만나면 내가 아니라고 말을 하거나 혹은 나인 것 같다라고 해서 저희한테 연락이 오셔서 만난 분도 있었어요.

그만큼 당시에는 김군과 같은 복장과 상황으로 항쟁에 참여하셨던 분들이 많으셨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그러면 지만원 씨는 도대체 그 사람이 북한군이라는 걸 무슨 증거로 그렇게 쉽게 단정을 해버린 거죠? 그냥 이렇게 사진 두 개를 맞춰보고 맞춰보고 하는 거예요?

[인터뷰]
평양에서 촬영된 사진 한 장의 인물이 이 시민군의 얼굴과 닮았다라는 주장. 그리고 당시 광주항쟁을 생방송으로 북한에서 중계했다고 하는데 사실 저희가 확인해 봤을 때 그건 사실이 아닌데요.

당시에 인민군 내무반에서 김군의 모습을 보고 광수가 저기 있다라고 말을 했다는 어떤 목격담.

그 두 가지가 유일한 근거인데요. 사실 이게 얼마나 허구적인지는 그동안 언론에서 잘 검증해 왔기 때문에 저희가 그것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작업을 한 건 아니에요.

[앵커]
어떤 내용들이 담겼는지 일단 영화를 한번. 영화를 봐야 됩니다.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5.18과 관련해서 아직까지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사건들이 참 많거든요. 혹시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혹시 다뤄보고 싶을 만한 그런 주제가 있으신지요?

[인터뷰]
사실 저희가 다룰 수 있는 자격이, 능력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이 작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조금 더 계엄군들, 가해자들에 대한 작업들이 이루어져야 되지 않을까.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그게 하나가 있고요. 또 작년에서야 증언들이 나오기 시작한 계엄군 성폭력에 대해서도 후속 작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제 다음에 찍으실 영화의 제목은 김상사나 김대위 이런 게 될 수도 있겠네요. 제목까지 미리.

[인터뷰]
고민해 보겠습니다.

[앵커]
왜냐하면 이렇게 광주가 쉽게 풀리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현장에서 직접 저지른 일들이 그렇게 많은데도 그 당사자들이 아무도 나서지 않고 과거를 자기 가슴속에 그냥 묻어두고서 숨어서 살고 있다라고 표현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런 답답한 상황 때문에 아직도 5.18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는 거죠.

혹시 선배님께서 알고 있는 취재원 중에 도움이 될 만한 분이 있으면 감독님께 소개해 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요.

그 부대에 공수훈련을 받으러 가서 총을 쏜 사람을 만나본 적도 있고. 그 사진에 나오는 거 딱 보니까 M60이더군요, 총도.

기관총도 낯이 익고. 나중에 연락하십시오. 또 뵙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감독님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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