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빼" 성희롱 가해 교수 재임용에 성신여대 학생들이 붙인 포스트잇

"방 빼" 성희롱 가해 교수 재임용에 성신여대 학생들이 붙인 포스트잇

2019.05.16.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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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빼" 성희롱 가해 교수 재임용에 성신여대 학생들이 붙인 포스트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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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자대학교 학생들이 성희롱 가해 의혹을 받고도 재임용된 교수의 임용 취소를 주장하며 포스트잇 시위에 나섰다.

16일 성신여자대학교 제32대 총학생회는 이날 성희롱 가해 의혹을 받는 A 교수가 재직 중인 운정그린캠퍼스 교수 연구실과 휴게실 벽면, 엘리베이터에 포스트잇이 붙었다고 밝혔다.

재학생들은 돈암수정캠퍼스 수정관, 난향관, 성신관, 정문 게시판 등에도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피해 학생들과 연대의 뜻을 내비쳤다.

해당 포스트잇에는 '이곳은 성범죄자의 연구실입니다', '성신에서 나가라', '방 빼', 'ME TOO', '교수≠오빠', '부끄러운 줄 알아라', '권력형 성 범죄 아웃' 등의 비판 메시지가 가득했다.

"방 빼" 성희롱 가해 교수 재임용에 성신여대 학생들이 붙인 포스트잇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성희롱 사건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하며 학교의 대응을 규탄했다.

고희선 성신여대 총학생회장은 "(지난 14일 열었던) 기자회견 이후 학교 본부 간부에게 전화가 왔다"라며 "'야'라고 부르며 '당장 기사를 내려라', '기성세대가 하는 나쁜 언론 플레이를 배워서 한다'와 같은 말을 언성 높이며 쏟아내 총학생회와 피해자는 상당한 치욕감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김도희 총학생회 연대사업국장은 "학교 측 성윤리위원회에서 사건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피해자는 알 수 없었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실기고사에서 마주했다"라며 "이는 학교 측의 안일한 태도로 인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방 빼" 성희롱 가해 교수 재임용에 성신여대 학생들이 붙인 포스트잇

피해 학생 측은 지난해 이 대학 교수 A 씨가 학생들에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여자를 만나고 싶다", "집에 가서도 OO 생각이 났어", "너를 보니 전 여자친구가 생각난다"와 같은 성희롱, 성차별적 발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가 학생들에게 얼굴 쓰다듬기, 손깍지를 끼는 행위, 등을 쓰다듬다가 손이 내려가는 행위 등 스킨십을 하고, 욕설과 폭행 등 위협적인 행위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한 총학생회 측은 "A 교수는 신고한 학생을 색출하려고 했고, 대형 강의에서 학생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등의 협박을 했다"라고 밝혔다.

A 교수 측은 가해 사실을 부인했다. 아울러 학교 이사회 측은 신고 학생의 요구로 직위 해제했던 A 교수를 재임용해 2019년 1학기에 가해 교수의 수업을 열었으나 학생들의 보이콧으로 해당 강의는 철회된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14일 총학생회 측은 A 교수의 재임용과 피해자가 보호되지 않은 점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와 교육부에 신고했으며,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학교 측에도 사과와 사건 해결을 촉구했다.

성신여대 측은 YTN PLUS에 "학생들이 사건을 학우들에게 알리기 위해 포스트잇 시위를 벌이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다만 A 교수의 성희롱에 대한 증빙 자료가 부족해 징계위원회의 구두 경고가 내려졌고, 이는 사실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아서 법적으로 재임용엔 문제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 교수의 재임용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충분히 이해하며 인권센터 등 피해 신고 기구를 신설하고 학생 인권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이번 학기 A 교수가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과 만나지 않도록 관련 수업에서 배제했으며 인권위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사진 제공 = 성신여자대학교 제32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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