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朴, 호감도 끌어올려야"...세월호 참사 직후 '맞춤형 선거 컨설팅'

단독 "朴, 호감도 끌어올려야"...세월호 참사 직후 '맞춤형 선거 컨설팅'

2019.05.14. 오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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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 석 달 뒤 치러진 지난 2014년 7월 재보선은 당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위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는데요.

이 상황에서 경찰청 정보국이 직접 나서 여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상황에 따른 맞춤형 선거 전략을 제안한 문건을 YTN이 단독으로 입수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아래 보도 내용은 민간 선거 전문가가 내놓은 전략이 아닌 대한민국 경찰이 써놓은 문건입니다.

권남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 석 달 뒤인 지난 2014년 7월 중순, 당시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경찰청 정보국에서 청와대 보고 문건을 작성합니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대한 이른바 심판론이 나올 시기입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은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행보로, 세월호 국면의 전환을 바라는 침묵하는 다수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재보선 분위기를 진단합니다.

경찰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의 호감도를 끌어올려 여당의 지지세를 견인해야 한다며, 아예 대놓고 구체적인 선거전략을 짜놓습니다.

문건 속에는 민생 행보에 집중해 선거에 몰두하는 정치권과 차별화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며, 소외계층에게 문화 관람을 시키고 보양식을 대접하는 행사를 기획하라는 상세한 예시를 곁들였습니다.

경찰은 같은 문건에서 부정적인 돌발 변수를 차단하자는 국정운영 전략까지 제안합니다.

당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등 총리 후보자들이 잇따라 낙마했는데, 경제 활성화나 통일 준비위원회 발족 등을 진두지휘해 인사에 쏠린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겁니다.

또, 청와대가 정부 인사들의 실언 등을 엄중하게 경고해야 한다는 나름의 충언도 이어집니다.

정보경찰의 문건에는 여당 우세 지역을 구체적으로 꼽아놓은 지역별 선거 판세 분석도 포함됐습니다.

결국, 여당의 선거 승리를 위한 박 전 대통령의 행동 전략을 분석한 셈인데, 경찰은 문건 곳곳에 '대통령님'이라는 깍듯한 존칭을 잊지 않았습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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