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내일 조기 귀국...사퇴 보다는 수습 전망

문무일, 내일 조기 귀국...사퇴 보다는 수습 전망

2019.05.03. 오전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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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무일 검찰총장의 공개 반발을 시작으로 검경 수사권조정 관련 법안들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해외 순방 일정 일부를 취소한 문 총장은 내일 오전 귀국한 뒤 대검 참모들과 향후 국회 논의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문 총장은 당장 사퇴보다는 일단 내부 의견 수렴을 거쳐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사태 수습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조팀 취재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성호 기자!

문 총장이 수사권조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이후에 검찰 내부가 술렁이기 시작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문 총장이 그제 수사권조정안이 민주주의 원리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내부 게시판에 동조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습니다.

대검 연구관인 차호동 검사는 검찰과 경찰의 본질적 기능과 수사 실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수사권조정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검사도 정보수집 기능을 가진 경찰이 검사 지휘 없이 수사하게 되면 그야말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일부는 국회 논의를 차분히 지켜보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SNS에서 검찰 개혁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스스로 초래한 일이라면서, 변화에 맞춰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지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문 총장이 내일 귀국하는데요.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의 수사권조정 방향에 '항명'한 것이 사퇴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
문 총장이 공개적으로, 그것도 강도 높은 어조로 비판했기 때문에 나오는 얘기로 보입니다.

그동안 수사권조정 논의에서 검찰이 상대적으로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내부 불만 기류가 있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문 총장이 직을 걸고 입장을 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임기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문 총장의 거취가 수사권조정 문제 해법이 되기는 어려워 보이고,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어서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때문에 당장 사퇴보다는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검찰 입장을 설명하는데 무게를 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일단은 수사권조정안이 신속처리안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앞으로 검찰 대응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까요?

[기자]
수사권조정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전국 평검사회의가 소집되는 등 조직적으로 들고 일어난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과거에는 검찰이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는 조직보호 논리가 자리했던 반면, 지금은 직접 수사를 줄이고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때문에 조직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아직 국회에서 최장 330일 동안 논의가 남아있기 때문에 수사권조정 방향과 관련한 검찰 의견이 무엇인지 국민과 국회에 효율적으로 알리고 여론을 수렴하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검찰 개혁의 또 다른 한 축이 역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입니다.

국회에서 검찰에 의견 제출을 요구했는데, 검찰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검찰에 지난달 25일 공수처와 관련한 입장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검찰은 문 총장이 귀국한 뒤 내부 논의를 거쳐 의견서를 확정한 뒤 법무부를 통해 국회에 보낼 계획입니다.

검찰은 수사권조정안과 관련해서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지만, 공수처 도입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다만 마련된 안의 세부조항에 대해서는 일부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특히, 행정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기구가 수사권을 갖는 것은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숨죽이던 검찰이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향후 논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대검찰청에서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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