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 훔친 취준생에 2만 원 건넨 경찰

삼각김밥 훔친 취준생에 2만 원 건넨 경찰

2019.04.24. 오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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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 훔친 취준생에 2만 원 건넨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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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을 훔쳤다가 경찰에 검거된 한 취업준비생이 자신에게 2만 원을 건네준 경찰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일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A 씨는 지난달 일산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조각 케이크 등을 훔쳐 절도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지난 17일, A 씨는 일산 서부경찰서에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그는 "일주일 넘게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던 저는 그만 부끄러운 나쁜 범죄를 저질렀다"라며 "편의점에서 음식물을 절도해 잡혔다"라고 밝혔다.

A 씨는 "제가 한 일에 자책감과 깊은 후회를 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일산 서부경찰서로 가게 됐고, 담당 형사님께서 딱하다면서 제 감정을 공유해주셨다"라며 "아무리 힘들어도 범죄는 안 된다면서 저에게 깊은 뉘우침을 느끼게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특히 A 씨는 조사가 끝난 이후 담당 형사가 자신에게 2만 원을 빌려줬다고 밝혔다.

그는 "딱히 벌이가 없던 저에게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로 빌려주는 것이라며 2만 원을 빌려주셨고, 그 돈을 꼭 갚기 위해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라고 글을 맺었다. 이 내용이 언론보도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자 현재 이 글은 홈페이지에서 내려간 상태다.

A 씨에게 돈을 빌려준 일산 서부경찰서 이 모 경사는 채널 A와의 인터뷰에서 "어렵다는 게 느껴지니까. 나쁜 짓 하지 않고 일 열심히 한다고 했으니까 열심히 살라는 뜻이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실제로 돈을 갚기 위해 경찰서를 다시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외근 중이던 이 경사는 "감사하다며 음료수랑 돈을 가지고 왔었다고 들었는데, 진짜 돌려받으려고 준 게 아니라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편의점 업주가 A 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면서 경찰은 선처해달라는 의견을 달아 A 씨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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