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아파트서 방화 후 흉기 난동...11년 전 논현동 고시원 사건과 닮았다

진주 아파트서 방화 후 흉기 난동...11년 전 논현동 고시원 사건과 닮았다

2019.04.17. 오후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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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아파트서 방화 후 흉기 난동...11년 전 논현동 고시원 사건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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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아파트 살인 사건 피의자 안 모 씨)

경남 진주 가좌동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방화한 뒤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7일 오전 4시 30분쯤 남성 안 모 씨는 이 아파트 자신의 집에서 불을 질렀다. 이후 불을 피해 대피하던 주민들 가운데 12살 어린이 등 5명은 안 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졌다. 사망자는 여성, 노인, 어린이 등 약자였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안 씨의 흉기 난동에 또 다른 주민 2명은 중상, 4명은 경상을 입었다. 7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안 씨는 검거 직후 임금 체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이후 이것은 정확한 범행 동기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 씨가 횡설수설 하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날 체포된 안 씨가 과거 조현병을 앓은 적이 있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을 확보해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주 아파트서 방화 후 흉기 난동...11년 전 논현동 고시원 사건과 닮았다

(▲ 논현동 고시원 화재 현장)

이번 사건은 지난 2008년 10월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에서 벌어진 방화, 살인 사건과 닮아있다.

당시 이 고시원에 살던 범인 정상진은 자신의 침대에 불을 지른 뒤, 화재 연기를 피해 뛰어나오는 다른 거주자들을 흉기로 살해하고 중상을 입혔다. 이로 인해 중국 동포 여성 등 6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그는 경찰 조사에서 "세상이 나를 무시한다"라고 진술, '묻지마 범죄'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진에게 정신병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진은 2009년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뒤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으나 사형이 집행되지는 않았다.

범죄심리학 전문가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건이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진주 아파트 방화범 안 씨의 범행 과정에 대해 "우발적 행위라 보기 어렵다"라며 "보도를 보면 본인이 '불이야'라고 소리지른 뒤 흉기를 휘두르는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불을 피해 빠져나올 것을 예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의 정신질환 병력에 대해서는 "조현병이라도 24시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범행 당시 정신 상태가 어땠는지가 중요한데, 안 씨의 경우 범행 당시 충분한 판단과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것 같다. 노인, 어린이, 여성 등 취약한 사람들만 골라 피해를 줬다"라고 설명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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