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단순 실수?

교학사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단순 실수?

2019.03.22. 오후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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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박상연 앵커
■ 출연: 신주백 한림대학교 일본학 연구소 HK연구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교학사가 발간한 한국사 수험서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사진이 버젓이 실렸습니다. 교학사 측은 출판된 문제집을 전량 회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판사 내부에서 해당 사실이 걸러지지 않은데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 근현대사 전문가이자 현행 중고교 역사교과서 집필자이신 신주백 한림대 일본학 연구소 HK연구교수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교학사 한국사 수험서 논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인터뷰]
글쎄요, 저도 문제가 되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까 노무현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그 사진이 나오는데 실제 출발은 일베라는 단어를 넣으면 지금 문제되는 사진이 나옵니다. 다시 말하면 처음에 그걸 검색할 때 일베라는 단어를 넣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죠, 이 사진 자체가.

사실은 검색을 해 보니까 작년 1월에 이게 일베에 올라왔던 사진이던데요. 이 사진을 일베라는 단어를 검색에 넣지 않고서는 검색이 불가능한 이런 상황에 처한 사진을 실었다는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단순한 실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앵커]
그러면 단순 실수라고 했던 교학사 측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 이렇게 보고 계시는 거군요?

[인터뷰]
교학사는 저도 그렇고 우리 진행자분도 그렇고 사실은 중, 고등학교 때 누구나 한 권쯤은 사봤을 참고서 내지는 교과서 전문출판사 아닙니까. 그쪽 계통의 출판사에서는 대기업 수준이에요.

그런 출판사에서 참고서를 낼 때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한테 낸다, 맡긴다? 더구나 그 친구가 역사학 전공도 아닌 친구한테 이런 일을 맡긴다? 그건 있을 수 없어요. 따라서 편집자가 최소한 역사학 전공의 기초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일 거라는 거죠. 그래서 이걸 단순 실수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검증도 안 하고 출판을 한 거냐, 이런 비판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참고서라는 것은 집필자와 편집자 간의 피드백을 통해서 나오는 과정이고 이에 결재과정이 교학사가 어디까지가 결재 과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편집 1, 2, 3팀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을 건데 팀장급에서 이걸 결재를 끝낸 것인지 그 이상급에서 끝낸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검증 과정이 소홀했던 것만은 분명한 거죠.

[앵커]
교학사가 책을 낸 지 7개월이 넘어서야 인지를 했습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제 예상컨대는 책이 나온 다음에, 참고서가 나온 다음에 아마 편집진에서 보지를 않았을 거고요. 두 번째는 이 책이 작년 8월에 나온 이후에 한 3000부 정도 초판본을 찍었는데 7개월이 지난 정도에서 문제가 됐다라는 것은 그만큼 팔리지 않았던 참고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문제될 수 있는 것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떨어졌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앵커]
교학사가 과거에도 역사 왜곡 논란에도 휩싸이지 않았습니까? 왜 자꾸 반복 되는 걸까요?

[인터뷰]
이게 저자들의 성향이라고는 말할 수 없고요. 왜 그러냐 하면 교과서나 참고서마다 저자가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요. 제가 볼 때는 이 부분은 일정하게 교학사 내부에서 걸러주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제가 회사의 내부 사정은 전혀 모르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이게 걸러지지 않았다라는 게 있을 수 없다라고 하는 게 예를 들면 이렇게 상상할 수 있어요.

아무리 그게 드라마의 장면이라고 괄호 써놓고 사진을 게재했지만 조선시대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 특히 역사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역사학을 졸업한 친구라면 노비의 얼굴에 도장을 찍는 이러한 장면의 그림은 없습니다. 그것이 설령 있다 하더라도 사진이라는 게 없는 상태에서 추노라는 드라마를 인용한 거잖아요.

그러면 이건 누구나 다 이상하다라고 한 번쯤은 의심해 볼 수 있는 상황인 거죠. 그래서 이건 걸러주는 시스템에 문제가 좀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올해 교육부가 발간한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도 일본 우익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런 비판도 있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 부분은 사진의 한 컷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건데 의도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그 사진은 통상적으로 기존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면 금방 아시는 사항인데 우리가 관행적으로 써 왔어요, 강제 동원 사진인 것처럼. 그게 아니었던 것이죠. 그만큼 우리가 그런 부분에 대한 검증이 지금 조금 취약한 측면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3.1운동에 관련된 사진이나 독립운동 관련 사진도 아직도 잘못 유통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처럼 관행적으로 사용하다 보니까 그런 거지 그걸 대변한다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과도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교육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인터뷰]
교과서, 특히 초등권 사회 교과서는 국정이니까 그걸 검정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부가 책임을 져야죠. 당연히 책임을 져야 되는 문제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식의 대책을 세우겠다라는 대안이 나오는 과정에서 책임의 문제에 대해서 정리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2022년부터 초등교과서의 국정교과서서 검정체제로 일부 전환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문제 없을까요?

[인터뷰]
검정으로 전환되는 건 저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이번에 일본의 우익 쪽에서 쓰는 내지는 일본 쪽에서 어떤 사진을 우리가 잘못 인용한 관행적인 태도라든지 예를 들어서 윤동주를 동포라고 표현한다든지 이런 식의 표현이 왜 나왔느냐라고 하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집필방식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서 아무리 초등학교 교과서지만 특히 역사전문가가 1명, 많으면 2명인데 대부분 1명 정도 배치가 됩니다. 그런데 고대사부터 현대사까지 그걸 다 알고 있는 역사전문가는 없어요.

특히 교과서는 조사 하나에 따라서 역사상이 변해버리는데.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현재와 같은 집필방식, 즉 역사전문가가 극히 소수의 사람으로만 참여하는 과정에서는 반복될 수밖에 없고 현재 사회과 교과서의 집필을 주도하는 것은 역사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사회 전문가가 지도합니다. 따라서 검증의 기능이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역사 교육이 특정 정치적 입김이나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목소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사실에 기초해서 그걸 설명하는 것은 기본이고요. 그걸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는 저는 필자의 각자의 몫이라고 봅니다. 다만 그것을 해석에 있어서 제한성은 있을 수 있죠, 우리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이상은. 예를 들어서 친일이나 친북을 옹호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그것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는 게 교육과정이거든요. 교육과정의 검증기준에 맞춰서 심사를 하다 보면 이 부분에 대해서 철저하게 따질 수 있는 영역은 존재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그 부분은 어느 하나의 해석으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으니까,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과정에 입각해서 검증심사를 좀 더 철저히 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저는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주백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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