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사생활이 해외로 생중계...범행 진화

은밀한 사생활이 해외로 생중계...범행 진화

2019.03.21.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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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숙박업소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투숙객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해외에 생중계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갈수록 진화하는 불법 촬영 수법에 경찰도 자체 탐지기술을 개발해 대응에 나섰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김태민 기자!

충격적인 사건인데요, 사건 개요부터 먼저 정리해보죠.

[기자]
전국의 숙박업소 수십 곳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들의 사생활을 촬영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동안 전국 30개 숙박업소를 돌며 객실 안 곳곳에 작은 카메라를 숨겨두는 수법을 썼는데, 렌즈 크기가 불과 1mm에 불과해 TV 셋톱박스 틈새나 콘센트, 헤어 드라이기 거치대에 뚫은 작은 구멍을 통해 불법 촬영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사생활이 유출된 피해자는 천6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불법 카메라 설치와 유포 등의 혐의로 50살 박 모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49살 최 모 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건과 이전 불법 촬영 범행의 차이점은 뭔가요?

[기자]
이렇게 숙박업소에 카메라를 숨겨두고 불법 촬영을 벌인 범죄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박 씨 일당은 단순히 은밀한 사생활을 몰래 촬영한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영상을 해외로 생중계까지 했습니다.

성인 사이트를 차려놓은 뒤 돈을 낸 유료 회원들을 상대로 영상을 제공한 건데요.

유료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 생중계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고, 녹화된 영상을 실시간 영상물인 것처럼 속여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유료 회원들을 상대로 3개월간 챙긴 돈은 7백만 원에 달합니다.

또 이 사이트의 IP 주소를 숨기기 위해 해외에 있는 다른 업체 서버들을 이용하고, 경찰 수사에 대비해 PC에 암호화 프로그램을 설치해 놓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이번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새로운 탐지기법도 개발했다고요?

[기자]
박 씨 일당이 활용한 건 중국에서 들여온 초소형 IP 카메라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인터넷과 연결된 카메라인데요.

별도의 저장장치 없이 실시간으로 불법 촬영된 영상을 전송받을 수 있는 장치입니다.

경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이런 카메라를 탐지하고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냈습니다.

노트북에 설치된 랜카드를 이용해 IP 카메라에서 나오는 신호를 포착하고 탐지하는 기법인데요,

앞으로 이런 탐지기법을 민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하는 방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숙박업소에 대한 불법 촬영 수사, 달라지게 될까요?

[기자]
앞으로 지자체도 숙박업소 불법촬영을 감시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는 6월부터 개정된 공중위생관리법이 시행되기 때문인데요.

이제 지자체도 자체적으로 숙박업소와 목욕탕 등 공중위생영업소 안의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겁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IP 카메라 탐지기법을 포함해 전파기반 탐지, 렌즈 기반 탐지 기법 등을 적극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탐지기법이 민간에게도 널리 공유되면 숙박업소 운영자들도 자체적으로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태민 [t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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