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더니...'이희진 부모 피살' 계획 범죄 정황들

억울하다더니...'이희진 부모 피살' 계획 범죄 정황들

2019.03.21. 오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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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청담동 주식 부자' 이희진 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34살 김 모 씨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유력한 증거들이 있음에도 자신은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모 씨 / 이희진 부모 살해 피의자 : (자동차 판매대금 5억 원에 대해 미리 알고 계셨나요?) …. (이희진 씨나 피해자들 미리 알고 계셨어요?) …. (범행 후 3주 동안 뭐하셨습니까?) 제가 안 죽였습니다. (피해자에게 할 말씀 없으세요?) 억울합니다.]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피의자 김 씨의 발뺌은 계획적인 발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공범이 없는 상황을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주장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지요.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공범들이) 그날 밤에 중국으로 가도록 합니다. 그리고 혼자 남아서 결국 지금 이렇게 수사선상에 오른 거죠. 그렇기 때문에 생각하고 보면 아마도 그런 것까지. 지금 이야기하는 이 시나리오까지 애당초에 짜놨던 게 아닌가 이런 생각들도 사실은 듭니다. 이게 틀림없이 계획범죄인 것 같아서. 그렇다면 이 사람들을 중국으로 보내고 그들이 죽였다라고 한다면 한국에 남아 있어도 내가 안 죽였으니까, 죽였다는 증거가 없으니까 상당 부분 유죄까지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이라면 주도면밀하게 이뤄진 범행으로 볼 수 있을 텐데요. 이희진 씨의 동생이 판매한 찻값 중 부모님 집에서 사라진 5억 원에 대해서도 김 씨는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씨의 동생이 판 스포츠카가 워낙 희귀해서 이미 중고차 시장에 소문이 자자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범행일이 차를 판 날과 같은 것, 공범이 미리 중국으로 가족을 보내고 잠적한 것 등 계획된 범죄의 정황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 부모를 살해한 상황에서 김 씨가 이희진 씨의 동생을 직접 만난 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김 씨는 숨진 어머니의 스마트폰으로 이 씨 동생에게 직접 어머니 행세를 하며 "아는 사업가니 만나보라"는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보낸 뒤 자신이 그 사업가인 척하며 이 씨 동생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죄책감에 모든 걸 털어놓고 사죄하려 했지만 미처 말을 꺼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닐까요?

[양지열 / 변호사 : 돈을 더 노렸다라고 보는 게 오히려 맞지 않을까. 그러니까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를 계획이 있었니까 창고도 임대를 했었고 어머니 행세도 했었고. 아마 계획이 틀어진 부분이라면 실종신고를 해서 사체가 발견이 되고 사건이 있었다라는 부분이 발견된 게 아마 계획을 못 했던 거지 나머지 부분은 상당 기간 길게 끌고 가다가 돈을 더 찾은 다음에 어떻게 보면 신원을 감춘다거나 잠적을 하거나 도피를 한다거나 이런 걸 계획하지 않았을까.]

김 씨가 범행에 이용한 사람이 많은 것도 의문점입니다.

경찰은 김 씨가 뒷수습을 위해 부른 지인 2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김 씨와 모르는 사이고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의 친구로부터 싸움 중재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아 현장에 가게 됐다며, 신고를 권유하고 바로 나왔고 피해자 사망 여부도 몰랐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시신이 든 냉장고를 옮긴 이삿짐센터 직원, 숨진 아버지 소유의 벤츠 차량을 창고까지 옮겨준 대리기사 등 김 씨의 행동이 충분히 의심스러울 수 있음에도 한 건의 신고도 없었습니다.

피의자 김 씨가 드디어 입을 열긴 했지만, 이처럼 의혹은 쌓여가고 있습니다.

경찰은 강도살인 등 혐의로 중국 동포 A 씨 등 3명에 대한 체포 영장을 어제 발부받았다고 밝혔는데요.

김 씨가 도망친 공범들에게 책임을 씌우는 상황에서 범행의 동기를 밝히기 위해서는 이들을 붙잡는 것이 급선무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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