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김경수 항소심 재판부 "결과 불복, 재판 모독"

[취재N팩트] 김경수 항소심 재판부 "결과 불복, 재판 모독"

2019.03.20. 오전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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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드루킹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이 어제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재판 결과를 예단하려는 움직임에 이례적으로 강한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양일혁 기자!

어제 재판부가 이례적인 당부를 했다는데,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기자]
어제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 첫 재판이 있었습니다.

1심 선고 48일 만인데요,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재판장을 맡고 있는 차문호 부장판사가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이번 항소심 진행 원칙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먼저, 일각에서 재판 시작 전에 결과를 예상하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며 당혹스러운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는 마치 경기 전에 승패를 예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거나 재판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재판 결과를 예단하거나 미리 비판하는 건 문명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는 공정한 재판에도 도움되지 않는다며 '저는 법관이기에 앞서 부족한 사람인지라 상처도 받고 평정심도 잃는다'고 다소 솔직한 속마음도 털어놨습니다.

이어 어떤 예단도 갖지 않고 공정하게 재판할 것이라며, 불공정 우려가 있으면 얼마든지 기피 신청을 하라고도 권유했습니다.

[앵커]
재판부가 이런 입장을 우선 밝힌 데에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1심 결과와 아무래도 무관하지 않죠?

[기자]
지난 1월 1심에서 김경수 경남지사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당시 정치권을 중심으로 담당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의 이름이 언급됐습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무관하지 않은 인물이라 재판 결과를 놓고도 강한 불신이 일었습니다.

이후 실제로 성창호 부장판사는 '정운호 게이트' 수사 관련 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습니다.

재판을 받는 처지가 되자 법원행정처는 성 부장판사를 재판 업무에서 배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 재판부를 맡은 차문호 부장판사도 사법농단 의혹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로부터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한 차성안 판사를 회유하라'는 지시를 받고 실행에 옮긴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1심 재판장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일자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김경수 지사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을지를 결정하기 위한 심리도 함께 열렸죠?

[기자]
첫 공판에서는 양측이 항소 이유를 밝힌 데 이어 보석 심문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김 지사는 발언 기회를 얻자 1심 판결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먼저 1심 판결에서 유죄의 근거가 사실과 너무 다르다면서, '이래도 유죄, 저래도 유죄' 식으로 판결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도정 공백을 막고 경남도민에 대한 의무를 다하도록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맞서 특검 측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도지사라는 이유로 석방하면 오히려 특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 열리는 두 번째 공판까지 지켜본 뒤,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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