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일의 애환...철거 순간까지 절규

1,700일의 애환...철거 순간까지 절규

2019.03.18. 오후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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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유가족은 1,700일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광화문 광장을 지키며 수많은 애환을 겪었습니다.

광장의 천막이 철거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김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단원고 학생들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여행길에 오른 지 100일이 다 돼가던 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을 떠나보낸 부모들은 도심 한복판 땡볕 아래 자리를 잡았습니다.

식음을 전폐한 채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밝혀달라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였습니다.

[김영오 / 세월호 희생자 유족 : 굶어가면서까지 싸워야 하는데 이렇게 싸워도 힘이 든다는 것 지금 뼈저리게 느낍니다. 하지만 쓰러져 죽을 때까지 싸울 겁니다.]

그리고 농성자들이 머물던 천막은 끝내 떠날 수 없는 애환의 장소가 됐습니다.

한국을 찾은 교황이 유가족을 위로한 곳도, 물대포와 최루탄이 난무하며 공권력에 짓밟힌 곳도 모두 광화문 광장이었습니다.

이렇게 광화문 세월호 천막은 1,7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공간으로 꿋꿋이 자리를 지켰고, 수많은 시민이 유족들과 아픔을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됐습니다.

[장 훈 / 세월호 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 우선 시민분들께는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고요. 본인들의 아이들을 잃은 것처럼 아파해주시고, 기억해주시고 하시는 부분들이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됐고요.]

하지만 농성장이 철거되는 그 순간에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가족의 소리 없는 외침은 이어졌습니다.

세월호 천막은 광장에서 사라졌지만, 같은 아픔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간절한 바람만큼은 끝까지 우리 마음 한 편에 남아있을 겁니다.

YTN 김태민[tm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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