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전공 조교 시켜 '대리 채점'..."죄책감 시달려"

단독 비전공 조교 시켜 '대리 채점'..."죄책감 시달려"

2019.03.15. 오전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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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사립 대학에서 전공 과목과는 무관한 조교들이 학생들의 시험지를 대리 채점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교들은 이래도 되나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폭로했지만, 해당 교수는 시킨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성신여대에서 학사 조교로 근무했던 A 씨.

학생들의 시험이 끝날 때마다 교수에게서 황당한 지시를 받았습니다.

해당 전공 출신자도 아닌데 서술형 시험지 채점을 해야 했던 겁니다.

계약직 신분이라 지시에 따르면서도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전 학사 조교 A 씨 : 양심에도 찔리고 이걸 내가 이렇게 하고 있어도 맞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1년 같은 교수실에 근무했던 다른 비전공 조교도 대리 채점 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심지어 영어 해석에 자신이 없었는데, 영어 서술 답안지까지 채점했다고 말합니다.

[2011년 조교 B 씨 : 핵심 되는 문장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 부분을 더 점수를 많이 줘야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고 반 정도 썼으면 반점을 주고 이런 정도로 했으니까, 제대로 했는지는 사실 자신은 없어요.]

대학 커뮤니티 앱 익명 게시판에도 대리 채점 사실이 올라오면서 이젠 학생들 사이에서도 공공연한 비밀이 됐습니다.

[성신여대 학생 : 채점을 다른 분한테 맡긴다는 게 일단 이해가 안 가고요. 교수의 자질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대리 채점을 시켰다는 폭로가 나온 교수는 현재 해당 전공 학과장.

지난 2011년 교수로 임용된 직후부터 일부 과목에서 대리 채점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해당 교수는 조교와 같이 채점한 적은 있어도 점수 매기는 걸 모두 맡긴 적은 없다며 폭로 내용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YTN 홍성욱[hsw05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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