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앞에서 욕 들을래?"...아파트 경비원의 눈물

"자식 앞에서 욕 들을래?"...아파트 경비원의 눈물

2019.02.21. 오전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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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배상훈 前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최단비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강남의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이 발생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차단기를 늦게 올렸다, 이런 이유로 폭언과 폭행을 했다면서요?

[배상훈]
사실 국민들께서 저 동영상을 보시고 깜짝 놀라셨을 겁니다. 왜 차단기를 경비원이 올려줘야 되는지에 대한 의문인 거죠. 자동적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결국은 자기를 못 알아봤다는 것 때문에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게 발생하게 된 거는 설날 연휴가 끝나가는 6일날 발생했는데요. 입주민인 40대 초반의 분이 경비원 40대 중반 분에게 왜 자기가 지나가는데 차단기를 빨리 올리지 않았느냐.

[앵커]
지금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옆으로 지나가잖아요.

[배상훈]
그러니까 그렇게 가시면 되는데. 왜 결국은 뭐냐 하면 차단기 때문이 아니라 사실은 자기를 우러러 봐주지 않았기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건.

[앵커]
그렇군요. 지금 이 경비원을 향한 폭언, 어떤 내용인지 한번 들어보고 저희가 또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경비원 : 사장님 치지 마십시오. 치지 마시고... (죽으려고 진짜)]

[○○아파트 주민 : 야 이xx야 네가 젊은 놈한테 그런 소리 듣기 싫으면 이런 일을 하지마 xx야. 야 xx야 네가 이런 일 하러 들어왔으면 꿇고 해야 될 것 아니야.]

[앵커]
상당히 격분을 했는데. 젊은 사람에게 이런 소리를 듣기 싫으면 이런 일을 하지 마라라고 막 폭언을 퍼붓습니다. 이런 데 일을 하려면 꿇고 일을 해라 이런 얘기를 하는데 사실 젊은 사람도 아니고 연배도 비슷한 상황이고요, 이 경비원 분하고. 그리고 이게 평소에 경비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분들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게 해 주는 것 같아요.

[최단비]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굉장히 놀랍습니다. 거기에다가 최근에 이런 경비용역을 제공하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전화로 상담을 응대하시고 서비스를 제공하시는 분들에 대해서 우리가 더 이상 이렇게 서비스를 제공하시는 분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 우리의 감정을 받아주는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여러 가지 법들이 개정이 되고 법들의 개정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저분들도 우리의 가족이다라는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과정에서 아직도 저런 막말을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일단 놀랍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평소에 저런 본인에게 경비용역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저런 분들을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하대를 했는지에 대해서 좀 놀라운 마음이 듭니다.

[앵커]
경비원이면 경비를 하는 업무인데 왜 주민에게 무릎을 꿇고 일을 해야 되는지 그런 부분도 사실 이해가 안 가거든요. 이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 얘기가 안 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은데 지금 이 피해를 당한 경비원 같은 경우에는 입술이 찢어지고 치아가 흔들릴 정도의 폭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피해보다도 정신적으로 충격을 너무 많이 받았다, 이렇게 밝히고 있죠.

[배상훈]
기본적으로 그러니까 물리적인 어떤 피해보다는 사실 정신적 충격이 더 크죠. 왜냐하면 자신이 해야 될 일도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상한 행동을 당했기 때문에 정신적인 트라우마, 그건 저 트라우마는 보통 치료단계에 갔을 때는 최소한 6개월, 길면 한 3년까지도 가는 상당히 깊은 형태의 트라우마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현재 트라우마와 외상 후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이 폭행을 한 주민은 사과를 했습니까?

[배상훈]
지금 나오는 얘기에 의하면 사과를 안 하셨다고 합니다. 저렇게 얘기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단 한마디 사과도 없이 결국은 저 경비원분은 본인들, 혹은 다른 경비원이 불이익을 받을까 봐 그동안 계속 참아왔다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사실은 그러면 이전에도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 거고요. 지금 같은 경우는 사실은 자기가 멱살까지 잡히는 형태가 됐기 때문에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계십니다.

[앵커]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전에도 이런 폭언이라든지 폭행이 계속 있었다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최단비]
해당 피해 경비원분의 진술에 따르면 본인이 입사하기 전에도 다른 경비원들에게 이러한 폭행, 폭언들이 있었다는 거예요. 예를 들자면 입사하기 전에 다른 직원들에게 무릎으로 갑자기 허벅지를 가격한다거나 아니면 욕은 기본으로 했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번 이 피해자 같은 경우에도 이것을 폭행으로 고소하거나 그러지를 못했어요.

왜냐하면 참다가 2주 동안 사과를 안 하니까 언론에 제보를 한 것이거든요. 왜 그럴까요? 왜냐하면 본인이 이것을 예를 들면 법적인 절차를 밟아서 어떤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려면 본인이 잃는 게 너무 많은 겁니다.

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고 다른 주위의 분들이 피해를 받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 결국 가해자는 지속적인 이런 행동을 해 올 수 있었던 거죠.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거기다가 지금 폭행을 한 주민의 어머니가 아파트의 관리용역 담당자이기 때문에 더 이런 신고를 못 했을 것 같아요.

[최단비]
맞습니다. 이 어머니의 같은 경우 아파트의 관리용역 담당을 하는 총무이사예요. 그렇다는 것은 결국은 이 관리용역의 외부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는 당사자이고 그렇다고 한다면 직접적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는 고용주와 같은 형태인 거죠.

그러니까 이 가해자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의 이러한 것을 배경으로 삼아서 피해자들에게 이러한 지속적인 갑질을 행한 것이고 피해자들도 이러한 부분 때문에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일단 지금 청와대의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갑질 주민을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을 해 달라라는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경비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제도도 마련이 돼야 되고 또 저희가 지금도 이런 폭행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얘기할 정도로 인식에 대한 어떤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배상훈]
가장 중요한 건 고용 보장에 대한 문제가 크죠. 그런데 문제는 이건 하청계약이지 않습니까?

[앵커]
여기에서도 하청업체가 나오네요.

[배상훈]
그러니까 말하자면 주민대표 회의에서 저 아파트가 굉장히 비싼 데라고 합니다, 강남에서. 그러니까 그만큼 위세가 있는 분이겠죠. 그러니까 그런 어떤 대표자 입주회의에서 고용계약이라든가. 흔히 말하는 협약계약을 파기하게 된다면 전체가 다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고용안전 부분이 가장 문제가 되겠고요.

경비원들 같은 경우는 사실은 보호장구가 있습니다. 말하자면 3단봉 같은 게 있는데 문제는 저걸 주민들에게 했다가는 큰일 나죠. 이건 만약에. 그런데 문제는 저런 폭력이 들어왔을 때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분 같은 경우도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자기 상사한테 도와달라고 급하게 연락하는 그 장면도 나오는 게 바로 그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쨌든 강남의 초고가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경비원이 늦게 출입바를 올렸다는 이유로 폭언과 폭행을 했다라는 그런 사건이 발생을 했는데 글쎄요, 이런 갑질 행위가 더 이상은 발생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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