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그랜드 캐니언 추락 20대, 쉽지 않은 귀국길

[취재N팩트] 그랜드 캐니언 추락 20대, 쉽지 않은 귀국길

2019.01.23. 오전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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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그랜드 캐니언을 여행하던 우리나라 20대 청년이 절벽에서 추락해 생사를 헤매고 있습니다.

특히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인데, 10억 원에 달하는 현지 치료비와 함께 관광회사와의 법적 분쟁 때문에 귀국조차 쉽지 않다고 합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차상은 기자!

먼저, 사고가 어떻게 난 것인지 전해주시죠.

[기자]
우리나라 유학생 25살 박 모 씨가 미국 그랜드 캐니언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건 지난달 30일입니다.

캐나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에 앞서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여행을 하다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박 씨는 한 절벽 가장자리에 있다가 미끄러지듯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 떨어진 탓에 구조대가 헬기로 박 씨를 구조해 인근 도시인 플래그스태프의 한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사고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지만,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박 씨 아버지의 요청이 있어서 화면은 보여드리지 않는 점 시청자들께서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앵커]
큰 사고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치료비가 10억 원에 달한다면서요?

[기자]
미국 현지에서 박 씨를 간호 중인 가족들의 말에 따르면 지금까지 치료비는 1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박 씨는 추락 당시 충격으로 머리와 다리 등 여러 곳을 다쳤는데, 특히 머리 가운데도 뇌 쪽을 심하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여러 차례 수술도 받았는데도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사고였다면 병원비가 10억 원까지는 들지 않았을 텐데, 미국의 의료체계가 우리나라와 다르다 보니,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치료비가 청구된 거로 보입니다.

[앵커]
보통 여행 중 벌어진 사고는 여행사에서 든 보험으로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을 텐데,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박 씨 가족과 여행사는 이 문제로 법적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가족 측은 상대적으로 위험 지역을 방문하는 일정이었으니, 여행사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사고 당시 다른 여행객들도 절벽 근처에서 사진도 찍고 경치를 감상하고 있어서 접근이 통제된 것은 아닌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여행사의 입장은 다르다고 합니다.

일정에 따라 그랜드 캐니언을 방문했더라도, 자유시간에 벌어진 사고이기 때문에 여행자 개인 책임이라는 겁니다.

환자 박 씨를 우리나라로 이송하려고 해도 환자 이송비만 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가족들은 전했습니다.

[앵커]
박 씨가 귀국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는데,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박 씨의 삼촌이 현재 상황을 알리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환자의 치료비와 이송비 모두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다 보니, 도움을 청한 겁니다.

지금까지 1만4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연에 공감하며 동의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반대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개인이 여행하다 벌어진 사고를 국가가 나서 해결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부작용도 예상된다, 이런 의견들인데요.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박 씨 가족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차상은[chase@ytn.co.kr]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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