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현장실습 활성화안 논란... 고 이민호 父 "이것도 나라냐!" 반발

특성화고 현장실습 활성화안 논란... 고 이민호 父 "이것도 나라냐!" 반발

2019.01.20. 오전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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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17년 11월 제주에서 현장실습 나갔던 이민호 군의 사망을 계기로 특성화고 학생 현장실습은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안 돼 정부가 이를 다시 손보겠다며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안전뿐 아니라 학생들의 취업도 높이겠다는 것인데 반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재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청회를 연 조승래 의원의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초청받지 않았던 고 이민호 군의 아버지가 나서면서 장내가 술렁입니다.

민호 군의 사고 이후로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현장은 그대로인데 무엇을 바꾸자는 공청회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상영 / 고 민호 군 아버지 : 특성화고 학생들 부속품이에요. 고장 나면 빼고 다른 새 부속 끼는 부속품일 뿐이에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해주고 지켜주는 것이 국가인데 국가가 지켜주고 있습니까? 이게 나라예요?]

행사 관계자들이 나서 가까스로 상황은 정리됐지만 이어진 공청회 분위기는 무거웠습니다.

특성화고 학생은 신입생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할 정도로 인식이 나빠졌고 취업도 어려워졌다며 학교 현실을 전했습니다.

[정태현 / 은평메디텍고 3년 : 중학교 학생들은 취업도 못 하는 특성화고라는 인식을 갖게 됐고, 취업 못 나가는데 뭐하냐는 얘기를 많이 듣고 줄어든 취업에 대해 반박을 할 수 없었습니다.]

교육부는 안전 조건이 강화돼 산업체 참여가 저조해졌고 그만큼 취업기회도 없어졌다며 참여업체를 늘리기 위해 운영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이렇게 하면 조기취업도 가능해 학생의 직업선택권이 보장된다는 것입니다.

[송달영 / 중등직업정책과장 : 현장실습 및 취업 지원하는 우수 기업에는 인증제를 도입하도록 해서 병역특례업체 선정이라든가 정부 정책자금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취업률을 내세워 다시 학생들을 위험에 내모는 것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최민 / 청소년 노동인권 네트워크 : 지금 얘기하는 것은 기업들이 얼마나 불편한지, 실제로 얼마나 취업을 못 했는지 기업이 왜 줄어들었는지 그 얘기만 하고 있고, 그걸 어떻게 올릴지 얘기하고 있습니다.]

회의실을 나온 고 이민호 군 부모는 또 다른 민호의 죽음이 불러올 고통은 막아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박정숙 / 이민호 군 어머니 : 고통을 다 겪다가 간 애를 두고 제가 어떻게 밥을 먹고 숨을 쉴 수 있겠습니까? 다 부모 죄인 것 같고….]

취업률 제고가 정부의 제1 목표가 된 현실 속에 현장실습이 특성화고 학생의 취업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인지, 더 고민하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YTN 이재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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