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비평] '체육계 미투' 보도윤리 무시 여전...보도량은 조선 최저

[더비평] '체육계 미투' 보도윤리 무시 여전...보도량은 조선 최저

2019.01.16. 오후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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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노종면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최은경 성공회대 교수, 이택광 경희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성폭력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공개할 경우 언론은 이 사건을 명명할 때 피해자를 앞세우기도 하고 가해자를 앞세우기도 합니다.

보도 윤리는 특별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해자를 가려서 2차 피해를 막으라고 요구합니다. 이런바 체육계 성폭력 사건 보도를 분석해 봤습니다. 보도 윤리를 어긴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앵커]
보도량에서는 주요 신문 중 중앙일보가 최고였고 조선일보가 최저였습니다. 매주 수요일 이 시간에 여러분 찾아뵙는 더 비평. 오늘도 분석을 맡아주실 최은경 성공회대 교수, 그리고 비판을 맡아주실 이택광 경희대 교수와 함께 하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이택광]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오늘 다룰 주제와 키워드부터 보겠습니다. 빙상계 성폭행 폭로 언론 보도는? 오늘 분석할 주제가 성폭행 폭로와 관련된 보도고요. 그리고 이를 분석할 때 사용한 키워드도 함께 보겠습니다.

심석희, 조재범, 성폭행, 성폭력, 체육계. 이렇게 키워드를 고르셨네요.

[최은경]
총 5개의 키워드가 있고요. 분석기간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금주 화요일까지 해서 일주일 기간입니다.

이 일주일 기간 동안에 5대 일간지 그리고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YTN을 포함해서 12개 정도 방송, 신문사에 대해서 이 분석 키워드로 관련 기사를 분석해 봤습니다.

[앵커]
언론 보도 보면 스포츠계의 미투, 체육계 미투 이런 표현들이 자주 등장하던데. 미투라는 표현을 굳이 키워드에서 빼신 이유가 있습니까?

[최은경]
미투를 넣고 일단 기사 검색을 했을 때는 지난 한 주 동안에 저희가 분석기간으로 삼았던 기간 동안에 유사한 성폭행, 성희롱 혹은 관련한 사건들에 대한 공판이나 심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관련한 기사들이 저희가 주목해서 보고 싶었던 사건 외에도 많이 집계가 되고 있다면 저희는 그 키워드를 빼고 오히려 이 다섯 가지 키워드에 집중하는 게 맞았다고 봅니다.

[앵커]
분석 결과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신문의 경우에는 이 내용 관련한 보도량이 어땠습니까?

[최은경]
첫 번째, 빙상계 성폭력 폭로 5대 일간지에 대한 결과부터 보게 되면 언급해 주셨듯이 조선일보가 가장 보도량이 낮았습니다.

가장 높았던 건 중앙일보와 동아일보가 한겨레의 70여 건보다는 훨씬 높았는데요.

그 원인에 대해서는 일단 날짜별로 5대 일간지별 보도량을 보게 되면 지금 표에서 보시다시피 아무래도 사건이 폭로됐던 1월 8일 이후에 1월 9일과 10일에 언론사들마다 가장 많은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1월 11일에서 12일로 가면서 많이 보도가 축소되기도 했고요.

보도하거나 주목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었는데요. 13일, 14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다시 보도량이 늘어나고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저희가 키워드에서도 체육계를 넣었던 것처럼 사실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사실에 대한 빙상계의 폭로 사실뿐만 아니라 14일에는 체육계 전반으로 번져나가고 있는 양상 때문에 많은 보도가 연결돼서 집중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이번 보도들에서 공통적으로 짚어낼 수 있는 특징들은 뭐가 있었습니까?

[최은경]
특징들을 한 여섯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 성폭행 피해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들이 일단 보였습니다. 또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과 어휘들이 있었고요.

혹은 정치권이나 경찰, 관련기관과 대통령 또 외신이나 누리꾼들에 대한 반응을 다루는 기사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밖에도 저는 개인적으로 당연히 언론이 해야 되는 취재활동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구조적인 비리에 대한 비판들, 혹은 체육계에 대한 어떤 추가 폭로들. 또한 성폭력 대책 등에 대한 심층 취재에 대한 특징들도 공통으로 보였습니다.

[앵커]
특징들을 쭉 짚어주셨는데. 각 특징들이 반영된 보도,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택광]
지금 우리가 굉장히 오랫동안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들이 터지지 않았습니까, 각계에서. 이것에 체육계에서 터진 건데요.

보도 형태가 과거에 보도했던 그런 여러 가지 형태들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볼 수가 있어요.

금방 지적하신 6가지 특징들이 과거에 미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유사한 사건들에 대한 형태와 아주 똑같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크게 달라진 보도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말을 할 수 없고. 그동안 지적된 여러 가지. 특히 선정성과 관련된 문제들은 중앙일간지뿐만 아니라 인터넷 온라인 매체로 넘어가면 더 그것이 강화돼요.

사실은 전혀 관계가 없는 그런 기사들과 연결시켜서 이 기사를 보도하고 있는 그런 형태를 볼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이 사안의 심각성을 다루기보다는, 또 그리고 체육계 전반의 비리나 이런 문제들을 구조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심석희 선수 개인 신상에 집중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였죠.

[앵커]
그러니까 구조적 비리에 대한 비판도 특징으로 잡힐 만큼 보도가 없지는 않았고요. 그리고 또 대책에 대한 심층취재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부족했다. 온라인으로 갈수록 어뷰징 기사들이 많았고요.

[이택광]
굉장히 선정적인 사진들과 함께 게시하는 경향이 많은데. 특히 피해자 사진이 많이 게시가 됐어요.

그런 부분들은 상당히 안타깝죠. 그런 부분들이 지적이 됐는데 그런 부분들은 피해자의 용기 있는 폭로가 없었다면 사실 불가능한데 이런 식의 보도형태가 계속되면 향후에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그런 내부고발자들도 상당히 위축될 수 있죠.

[앵커]
아까 보도량 분석에서 특이했던 게 조선일보의 보도량이 다른 일간지보다 많이 적었어요.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이택광]
제가 편집국이 아니니까 알 수는 없죠, 제가. 그런데 어쨌든 제가 여러 가지 지금까지 형태들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떤 전체적인 담론 분석을 해 보면 지금까지 보수언론들, 특히 조선일보는 미투나 여러 가지 성폭력과 관련된 그런 보도 형태에서 개인의 일탈이라는 측면에 굉장히 많이 초점을 맞춰왔어요.

그리고 이 미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서 굉장히 보도를 절제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습니다.

물론 그 사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복잡한 사안들이 있겠지만 사실 지금 조선일보도 이 문제와 관련돼서 그렇게 자유롭지가 못 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조선일보가 자유롭지 못하다기보다는 사주 일가가...

[이택광]
그렇죠, 사주일가가 상당히 지금 이 문제가 계속 보도될 경우에는 사주일가의 문제를 보도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에 대한 충돌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이러한 특징들이 반영된 대표적인 기사들 좀 볼까요?

[최은경]
첫 번째로 저는 한겨레 신문 기사와 영상 보도, 온라인에서 배포됐던 것들을 뽑았는데요.

영상이 같이 제공됐던 온라인판 심석희 17살 때부터 4년간 조재범 코치가 상습 성폭행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요.

사실 심석희 선수의 이름과 상습적인 성폭행이라는 표현은 많이 언론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겨레 같은 경우는 그다음 실제 인쇄됐던 신문판에서도 마찬가지로 선수의 이름과 그리고 상습적이었고 언제부터 이런 성폭행 사실이 있었는지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묘사, 그리고 그로 인한 많은 국민들과 독자들이 느낄 수 있는 수치감이나 모멸감과 동정심까지 유발하는 표현들이 결국은 사실 2차 피해로 바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당일 1월 9일이었나요?

1월 9일에 한겨레에서 있었던 두 가지 보도에 있어서는 문제를 지적해 봤습니다.

[앵커]
다른 매체는 어땠습니까?

[최은경]
그밖에도 조선일보에서도 역시 아까 말씀드렸듯이 선수의 피해자의 얼굴을 가장 먼저 전면에 표현하면서 고등학생 때부터 성폭행도 당했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이 사건의 본질이 얼마만큼 이 피해자가 용기를 내서 무슨 내용을 이야기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보다는 피해 사실에 대한 좀 더 자극적인 동정심을 유발하는 것들이 강했습니다.

[앵커]
중앙일보는 조금 더 나간 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드는 기사가 있었더군요.

[최은경]
사실 저는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영상을 삭제했는데요. 예를 들면 제자 임신시킨 빙상코치, 여전히 유소년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는 등 굉장히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면서 독자들이 이렇게까지 표현을 해야 하나라고 하는 기사에 대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중앙일보 사례는 그것을 저희가 간접보도하는 것도 선정성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방송에서는 노출시키지 않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앵커]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었으며 또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났다, 이 점을 지적해 주셨는데 이 세 가지 기사 보고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이택광]
그러니까 전체적인 기조들은 분명히 제가 선정정이라는 측면, 키워드로 하나를 껴줄 수 있다고 보는데요.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개별적 보도들을 보면 이 문제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든가 또 체육계의 지금까지 만연해 왔던 비리를 지적한다든가 이런 보도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전체적인 차원에서 이 분위기들이 기본적으로 피해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거죠. 이게 저는 외신 같은 경우에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그분이 예를 들어서 인터뷰를 자청해서 나와서 한참 사건이 종결된 뒤에 인터뷰를 한다든가 이런 식의 기사 보도는 있었지만 이런 사건이 터질 때 피해자의 모습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제가 본 적이 없어요.

[앵커]
이번 사안의 경우에 심석희 선수가 직접 언론에 나와서...

[이택광]
그런데 이 경우도 재판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거쳐야 되는 사안들이 있는 거죠. 그래서 기다려야 되는 것이고 그 뒤에 사건이 종결된 뒤에 심석희 선수가 그때 당시에 심경을 토로하려 인터뷰를 자청하면 가능한 거죠. 그런데 이걸 미리 여러 가지 추척성 기사들이 남발되고 있고 또 비리를 폭로한다는 후속 보도라는 명목으로 계속 금방 말씀하셨던 것처럼 선정성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제가 볼 때 이것은 한국 체육계가 가지고 있는 아주 오래 된 병폐고 근본적 개혁을 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거든요.

특히 우리가 지금 올림픽 스포츠라고 불리는 국민스포츠라고 불리는 이것이 심석희 선수같은 경우는 지금 쇼트트랙이라고 하는 어떻게 보면 애국심이 키워낸 스포츠의 희생자이기도 하잖아요.

이런 문제를 건드리는 후속 보도들이 충분히 이뤄진다면 많은 부분 언론들이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 같은데, 그것보다는 계속 아직까지 여전히 이 사안에 집중해서 피해자를 계속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지금 보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죠.

[앵커]
원론적인 거 한 가지 여쭤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당사자가 직접 얼굴을 공개하고 본인이 폭로한 경우에도 그 피해자의 사진, 얼굴을 쓰는 것은 안 된다.

[이택광]
저는 굉장히 부담다고 봐요. 그것은 어차피 희생자를 부각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제가 볼 때는 이 사건이 피해자가 안정이 되었을 때 그때 다루어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거죠. 그때 심정들을 다루는 건 충분히 가능한데 이걸 기자들이 먼저 사실 이건 심석희 선수가 사진을 찍으라고 이렇게 이야기했는지 안 했는지 우리가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출두하는 장면을 찍어서 그냥 보도를 해 버리는 거니까. 어떻게 보면 폭력이죠.

[앵커]
방송 좀 살펴보겠습니다. 방송 보도량은 어땠나요?

[최은경]
방송의 경우도 지상파 3사와 YTN 그리고 종편 4사를 비교 분석을 해 봤는데요.

[앵커]
총 8개 방송사.

[최은경]
일단 보도량에 있어서는 눈에 띄게 YTN은 지난 번에 말씀하셨듯이 아무래도 방송기간이 저녁 종합뉴스 시간이 타 방송사에 비해서 긴 편입니다.

때문에 아이템들이 많았는데요. 그런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눈에 띄는 것은 SBS가 32건으로 굉장히 많은 보도가 있었습니다.

특히 보도됐던 양을 다음 표에서 보시면 집중됐던 날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집중됐던 보도가 9일과 10일 사이의 SBS의 단독 보도들이 가장 눈에 띄고 이례적이었는데요.

[앵커]
막대그래프 세 번째 파란색 그래프가 SBS군요?

[최은경]
맞습니다. 사실 잘 아시는 분들은 이미 보도에서 1월 8일 자 SBS 뉴스에서 단독보도로 이번 빙상계 성폭행 폭로 사건을 SBS에서 단독으로 먼저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때문에 9일과 10일에는 SBS에서 주로 하루 저녁 종합뉴스가 20개 정도에서 25개 정도 남짓 되는 아이템들이 보도되고 있는데요.

그 사이에서의 하루에 한 10 건 정도가 9일과 10일에 집중적으로 이 빙상계에 대한 성폭행 폭로사건만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대한 사건으로 다뤘지만 또한 단독보도들의 독보적인 소스들을 충분히 풀어내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제가 막대그래프 파란색이라 그랬는데 멀리서 파란색으로 보였는데 회색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저희가 보도량 추이를 쭉 한번 짚어주셨는데 특징들을 다시 한 번 자세히 짚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최은경]
특징들은 신문하고 좀 차이를 보였넌데요. 첫 번째로 심석희 성폭행이라고 아까 말씀드린 문제적인 표현들의 사건 묘사가 아주 쉽게 또한 발견될 수 있었고요.

그다음에 빙상계 추가 피해자에 대한 언급들이 이어져서 체육계나 특히 지도자에 대한 공분과 불신으로 이어지는 모습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체육계의 구조적인 성폭력 문제들을 지적을 했는데요. 이는 빙상연맹에 대한 무능함을 비판한 것과 연결됐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표현들은 여전히 나타났고요. 다음으로 유도나 태권도, 즉 유사사건에 대한 단독보도 경쟁이 방송에서만큼은 굉장히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앵커]
이 교수님, 이런 사안에서 단독보도하는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이택광]
그렇죠. 그런 부분들은 언론 민주화란 측면에서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고요.

물론 거기에서 단독이라는 것은 좋지만 선정성을 가지고 그 단독의 특수성을 계속 부각하려고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느냐 싶어요.

그러니까 일각에는 그런 말도 있죠. 황색저널리즘도 사실 언론 민주화다라는 말을 하는데 어느 정도의 황색성이 없으면 또 후속 보도가 이어 질 수 없는 거 아니냐 말씀도 하세요.

그게 어느 정도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단독은 좋은데 너무 피해자의... 충분히 가해자와 관련된 또는 여러 가지 그래픽 처리도 충분히 저는 얼마든지 간접적으로 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 부분을 조금 더 고민해야 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최은경]
단독에 대해서 저도 한마디 보태면 사실 지상파 3사에서의 비교했을 때 SBS의 단독이 우뚝 섰고 그 단독에 대한 내용들을 보면 굉장히 절제됐고 선정적인 표현들을 자제하는 것 또한 볼 수 있어서 고무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종편 같은 경우에서도 종편 4사끼리 비교를 해 봤을 때는 채널A가 단독이 가장 많았습니다. 한 6건 정도로 다른 곳 1-2개 정도의 단독보도도 있었다면 같은 기간 동안 채널A는 6건이나 있었는데요.

그래서 그 내용들을 보면 SBS와 다른 태도들이 보였습니다. 예를 들면 문제적으로 얘기했던 피해자에 대한 신상이나 개인정보들 그리고 연관되지 않는 부분들, 혹은 연인관계가 아닌가라고 의심하고 있는 그런 추측성 그리고 전혀 이 사건과 무관한 내용들까지 연결시키는 단독들을 했다는 것은 사실은 말씀하셨듯이 단독 자체에 대한 보도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내용의 단독을 했는지는 여전히 주목해서 봐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앞서 특징들을 짚어주셨는데 이 특징들이 담긴 구체적인 기사들, 사례를 짚어볼까요?

[앵커]
SBS 보도는 이미 봤으니까 넘어가고 채널A 이외의 다른 타사는 어땠습니까?

[최은경]
YTN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을 텐데요. YTN 뉴스Q 방송 1월 9일 자 방송을 보면 피해자의 이름으로 사건을 호명했던 전형적인 실수라고 할까요? 잘못된 관행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화면 하단에 나오는 것이 YTN이 보도했던 기사 제목이군요. 심석희 성폭행 고소.

[최은경]
하지만 온라인에서 지금 기사를 검색하면 정정이 돼 있는 상태입니다. 즉 피해자에 대한 이름과 성폭행이라고 하는 이 워딩을 대표적으로 표현하는 것들이 잘못됐다는 문제의식이 제작진에도 반영이 돼서 지금 이렇게 뉴스가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도 지적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심석희 씨, 피해자가 고소를 했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인데도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최은경]
아무래도 사건의 면면을 들여다보지 않은 상태에서 헤드라인만 받아보는 사람들은 피해자의 이름만 먼저 각인될 수밖에 없고 피해자에게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래도 성폭행이라는 것에 대한 주홍글씨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후에 가서 이야기하겠지만 많은 보도윤리지침에서도 피해자 이름을, 실명을 계속해서 거론하는 것들은 자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외에 또 짚어볼 만한 보도가 뭐가 있었을까요?

[최은경]
다음으로 MBC 보도가 있었는데요. MBC 1월 10일 자의 단독 보도를 보게 되면 고막 터지고 손목 부러지고. 즉 장소 안 가리고 때렸다고 하면서 조재범 코치의 폭행에 대한 자세한 묘사 보도가 있었는데요.

사실 말씀드린 대로 이번 성폭행뿐만 아니라 폭행에서 성폭행으로 이어졌다라고 하는 체육계 전반에 걸친 사건들하고 14-15일에 연결이 되면서는 그 폭력의 행위들이 자세하게 불필요하게 묘사되었던 것 역시 문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앵커]
이런 지적에 대체로 동의하시나요?

[이택광]
그렇죠. MBC 같은 경우도 단독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게 단독의 가치가 있는가 의심스러운 거죠. 일단 폭력 자체, 폭행 사태 자체를 그냥 묘사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과연 단독인가. 그런 점에서는 사실 의문이 생기죠. 굳이 그런 보도를 하는 이유는 뻔하지 않겠어요?

그런 부분들은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앵커]
종편 조금 전 채널A 기사 소개해 주셨는데 다른 종편의 기사에는 문제가 없었습니까?

[최은경]
아무래도 짧은 제한된 시간 동안에 모두 다 소개해 드릴 수는 없는데요.

말씀드린 대로 MBN의 경우에 심석희, 조재범 그동안 무슨 일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해서는 실제 민언련에서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데요.

[앵커]
실제로 방송된 제목이 저거예요?

[최은경]
네. 그래서 성폭행 사건이 하나의 드라마처럼 마치 어느 드라마 포스터에나 나올 법한 문구를 통해서 기승전결의 드라마처럼 그들의 인연이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그들의 인연에서의 지금 이런 어떤 악연으로 이어졌다라고 굉장히 심층한 긴 보도를 하고 있는데 말씀하셨듯이 시청자 입장에서도 상식적으로 보도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의심하게 하는 굉장히 대표적으로 문제적인 보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앵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택광]
그렇죠. 저런 게 말 그대로 추측성 기사죠. 저런 부분들은 굳이 우리가 알 필요가 없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이와 관련한 여러 가지 사안들은 경찰 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 되는 부분이죠. 그리고 재판을 거쳐서 확정된 뒤에 그와 관련된 심층보도가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고 지금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또는 그와 관련된 피해자가 계속 노출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저런 보도를 한다는 것은 너무나 폭력적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앵커]
정리해서 한 번 더 전반적인 언론계의 이 사안에 대한 보도, 가장 문제가 뭐라고 보십니까?

[이택광]
저는 일단 이런 성폭행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반성을 짚어주는 보도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 사안을 그냥 독립시켜서 하나의 사안으로 다루고 있는. 그러니까 특정인의 어떤 일탈이라든가 특정인의 피해라는 식으로 계속 보도하고 있는데 그렇지는 않죠.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는 여러 가지 성폭행과 관련된 한국 각계의 그런 미투운동이 있었고요.

그와 관련돼서 짚어주는 좀 거시적 차원의 보도들이 있었으면 훨씬 더 시청자들이 이 사안에 접근하기 용이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앵커]
보도형태가 되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최은경]
저는 신문과 방송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서 나왔던 특징들이 공통적으로 어떤 피해자 중심, 즉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는, 어쩌면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젠더 문제로써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미투운동 이야기를 하셨던 것처럼 이런 구조적인 성폭력에 대한 문제들이 이렇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보도되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는 건 무엇을 위해서 이런 보도를 할까에 대해서 고민을 해 봤을 때 개인적으로 연구자로서 사실 저희가 즉각적인 네거티브한 부정적인 영향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이런 보도들을 많이 접하고 노출하게 될수록 많은 시청자와 국민들은 체육계와 그리고 체육계를 위해서 교육하는 사람, 지도자들, 선수에 대해서 불신과 실망과 냉소적인 자세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세들은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잘못을 했을 때 처벌을 받고 처벌을 받는 것으로써 정화되고. 사실 처벌받는 개인의 일탈은 일부일 뿐이고 전반적인 체육계에 있어서 해야 되는 부분이 바로 발전적인 저널리즘의 방향으로 간다면 문제에 대해서 비판, 혹은 비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해결방법으로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지금 이렇게 칭찬하고 알려줄 만한 그런 보도는 없었습니까?

[최은경]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당연히 해야 될 몫에 대한 구조적 비리라든가 혹은 관행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에 칭찬하기보다는 오히려 아쉬움이 많았던 이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앵커]
괜찮은 보도가 있었지만 그건 어떻게 보면 기본적으로 당연한 보도였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앵커]
어떤 보도가 좋은 보도일지 시청자에게 어떤 보도가 유익할지 계속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 두 분 말씀은 여기서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택광]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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