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엔 부잣집에서 태어나" 눈물로 아들 보낸 어머니

"다음 생엔 부잣집에서 태어나" 눈물로 아들 보낸 어머니

2019.01.12. 오후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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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제철거를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박준경 씨의 영결식이 서울 마포구 아현동 재개발 현장 앞에서 열렸습니다.

영결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가난한 자가 쫓겨나는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환하게 웃고 있는 청년의 영정사진 앞에 하얀 국화가 쌓여갑니다.

영정 속 청년은 강제철거를 당하고 석 달 동안 빈집을 전전하다 지난해 12월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故 박준경 씨.

재건축 사업으로 월세방에 이어 아들까지 잃은 어머니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쫓겨나는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박천희 / 고 박준경 씨 어머니 : 좋은 데 가서 다음 생애는 부잣집에 태어나. 알았지? 부잣집에 태어나서 좋은 부모 밑에서 결혼해서 잘살려무나 라는 말도 했는데….]

서울 아현2구역 재건축 현장에서 열린 박 씨의 영결식.

사고 수습 대책을 놓고 갈등을 빚던 철거민 측과 재개발 조합이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박 씨가 숨진 지 한 달여 만에 장례가 치러졌습니다.

영결식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 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가난한 이웃과 사회적 약자의 주거권 보호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남경남 / 전국 철거민 연합회 의장 : 가난한 자들도 쫓겨나지 않고 다시 재입주해서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주거권을 쟁취하겠다는 새로운 결의를 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재개발 조합은 박 씨의 유가족에게 장례비와 위로금을 지원하고, 철거 구역에 남아있는 3가구를 위한 이주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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