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view] 조작과 조국의 경계에 선 사람들, 재일 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人터view] 조작과 조국의 경계에 선 사람들, 재일 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2019.01.12. 오전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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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슬 퍼런 군사 독재 시절. 중앙정보부와 보안사 등의 권력기관이 정권의 유지를 위해 조작해 낸 간첩단 사건이 있습니다.

1970년대 수많은 재일 동포 유학생들을 간첩으로 몰아 청춘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린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조작 사건.

재일 동포 2세로 태어나 이방인이라는 설움을 이겨내고, 정체성을 찾기 위해 돌아온 조국에서 간첩이 되어버린 이들이 최근 재심을 통해 속속 무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조작의 주역은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을 맡고 있던 김기춘 씨. 그가 발표한 대표적인 간첩 조작 사건인 11.22 사건(1975년 11월 22일)의 피해자들이 모여서 만든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 (대표 이철)'이 최근 '민주주의자 김근태상'을 수상했습니다.

2018년 12월 28일 열린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상 시상식에서 이철 대표는 수상 소감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의 권력기관에 의해서 간첩이 되고 인생이 망가진 사람들이다. 수많은 민주화 유공자들이 주시는 이 상을 통해 그동안 조국을 향해 품어왔던 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 같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사과를 받았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이 잘못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어제(11일) 사법 농단의 주역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서울민사지법과 서울형사지법에 근무하며 12건의 긴급조치 재판을 담당했습니다.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등에서 유죄판결을 내린 전력이 있습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기획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징역 5년 실형을 선고한 '학원침투 간첩단 사건'은 지난 2011년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정부와 사법부에서 요직을 맡으며 꽃길만 걷던 김기춘, 양승태 씨는 최근 국정 농단과 사법 농단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구속되거나 구속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사법 농단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이달 안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철우[shichulwoo@ytn.co.kr]
이자은[leejaeun90@ytn.co.kr]

(그래픽 우희석, 홍윤정)

(자료제공 뉴스타파, 서대문형무소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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