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당했다" 추가 폭로...조재범 선고 연기

"나도 당했다" 추가 폭로...조재범 선고 연기

2019.01.11. 오전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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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석희 선수 외에 또 다른 성폭력 피해자가 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14일로 예정됐던 조재범의 폭행혐의 재판 선고는 23일로 연기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허재원 기자!

심석희 선수 외에도 확인된 추가 피해자만 2명이 더 있다고요?

[기자]
어제 오후에 나온 소식인데요.

빙상계 개혁을 위해 출범한 젊은 빙상인연대가 각계 시민단체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젊은 빙상인연대 대표이자 전 국가대표팀 코치 여준형 대표는 심석희 선수 외에 더 많은 성폭력 피해 선수를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약 두 달 전부터 성폭력 의혹을 접수해왔는데, 현재 5건에서 6건 정도 의혹이 있고, 이 중 두 건은 피해자를 통해 직접 성추행 의혹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중에는 현재 선수 생활을 하는 현역 선수도 있고, 심석희 선수처럼 미성년자 때부터 피해를 당한 선수도 있다고 주장해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앵커]
충격적인 얘기군요. 추가 피해 선수들은 어떤 대응에 나설 계획인가요?

[기자]
일단 신중한 입장입니다.

원래 변호인을 통해서 "당장 가해자들의 실명을 공개하고 형사고발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었고, 다음 주 월요일에 이 선수들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지만, 모든 계획을 보류했습니다.

현역 선수들이기 때문에 차질 없이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심석희 선수 사건이 불거진 후 국민적인 관심이 쏠리자 피해 선수들이 극심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정말 문제가 심각하네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걸까요?

[기자]
젊은 빙상인연대 여준형 대표가 그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한 마디로 '절대권력자'의 존재가 모든 문제를 키웠다는 겁니다.

빙상계를 좌지우지하는 절대 권력자가 있고, 그 권력의 비호 아래 폭행 가해자들이 살아남는 악순환이 벌어진다는 건데요.

각종 문제를 일으켜 징계를 받아도, 다시 빙상계로 돌아오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 폭력의 강도는 점점 세질 수밖에 없고, 피해 선수나 학부모가 그에 맞서 싸우기도 어려운 구조라는 주장입니다.

지금은 관리단체로 지정돼 대한체육회의 관리를 받고 있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빙상연맹이 선수를 고려하지 않고 절대권력자의 눈치만 봐왔다는 겁니다.

여준형 대표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여준형 / 젊은 빙상인연대 대표 : 선수를 위한 연맹이 돼야 하는데, 그전까지는 무슨 일이 벌어지면 항상 선수 징계주기 바빴고, 연맹 임원들은 아무렇지 않게 직을 유지하는 것 보고 (실망했습니다.)]

[앵커]
다른 선수들도 용기를 내면서 체육계 '미투'로 퍼질지 관심인데요.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에 합의했던 피해 선수 일부도 합의를 취하하고 법정 다툼에 나서기로 했죠?

[기자]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 선수뿐만이 아니고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중 심석희를 제외한 선수 3명은 조 코치와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2명이 항소심 재판부에 합의 취하서를 제출했습니다.

심석희 선수가 성폭행 사실까지 공개하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2명도 심석희와 비슷한 나이로 전해지는데, 조재범 코치와 법정 다툼을 이어가겠다는 용기를 낸 것입니다.

[앵커]
어제 정치권과 체육계에서는 잇달아 대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요?

[기자]
정치권에서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핵심은 '원스트라이크 아웃'인데요.

폭행과 성폭행 혐의로 형을 받은 지도자는 한 번만으로도 자격을 영구적으로 박탈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형 확정 이전에도 자격을 무기한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안민석 위원장은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지 못한 대한체육회 임원 전원의 총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대한체육회도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체육계 비위근절 전수조사, 선수촌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개선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선수촌 내 주요 사각지대에 CCTV를 달고, 라커에 비상벨을 다는 등등의 대책이 포함돼있는데, 예전에도 이미 나왔던 대책들이어서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조재범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연기됐다고 하죠?

[기자]
원래 14일로 예정됐던 항소심 선고 공판기일이 23일로 미뤄졌습니다.

검찰의 변론 재개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건데요.

검찰은 심석희 선수가 주장한 수차례의 성폭행 피해와 조 전 코치가 받는 상해 혐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수사를 통해 공소장 변경 여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법원은 23일 공판을 통해 검찰이 변론 재개를 요구한 이유를 상세히 들어보고 추후 재판 일정을 잡을 예정입니다.

[앵커]
이 와중에 심석희 선수는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고 하죠?

[기자]
어제 오전에 태릉 실내링크에서 훈련하는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태릉 링크는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에 대표팀은 곧바로 충북 진천 선수촌으로 이동했습니다.

진천 선수촌은 사전 등록을 안 하면 정문 통과가 불가능한 구조인데요.

당분간은 쇼트트랙 대표팀뿐만 아니고 진천선수촌 전체에 외부인 출입을 전면적으로 막기로 했습니다.

심석희 선수는 워낙 큰 충격을 받은 상태고, 언론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어 극심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어제는 밝은 표정으로 대표팀의 훈련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고 빙상연맹은 전했습니다.

당분간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에만 집중하고, 다음 달 1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YTN 허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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