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피의자' 양승태 내일 소환..."대법원 앞 입장 발표"

[취재N팩트] '피의자' 양승태 내일 소환..."대법원 앞 입장 발표"

2019.01.10. 오후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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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에 출석하기 전 대법원 앞에서 대국민 입장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검찰은 과거 전직 대통령 조사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청사 보안을 비롯한 안전 조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강희경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내일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입장을 밝힌다고요?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내일 오전 9시 반 검찰에 출석합니다.

검찰이 사법 농단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이른바 '놀이터 기자회견'을 통해 결백을 주장한 뒤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내일 검찰에 출석하기 전, 자신이 대법원장으로 근무했던 대법원에서 대국민 입장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전 9시쯤 대법원으로 먼저 가서 검찰 수사에 대한 생각을 밝힌 뒤 길 건너편에 있는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겠다는 겁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서는 고위 인사가 출석 직전 다른 곳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오랜 기간 근무한 친정 격인 대법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법원장 출신으로 사상 처음 서게 되는 검찰청 앞 포토라인에서는 입을 열지 않겠다는 태도로도 풀이됩니다.

[앵커]
대법원 측과는 조율이 이뤄진 건가요?

[기자]
아닙니다. 정확한 입장 발표 장소는 아직 대법원 측과 조율이 안 된 상황입니다.

대법원은 아직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 요청도 없었고 어떤 협의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되도록 정문 안 로비에서 기자회견 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대법원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문 밖에서라도 강행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대법원 인근에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수사 등을 촉구하는 단체들의 집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충돌과 같은 돌발 상황도 예상됩니다.

[앵커]
검찰도 안전조치를 마련하느라 분주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 조사 당시에 버금가는 안전조치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먼저 사전에 허가받은 취재진을 제외하고는 청사 출입이 엄격히 통제됩니다.

조사실 창문도 블라인드로 가리고, 드론 촬영도 전면 금지됩니다.

중앙지검 내 다른 수사 부서의 소환 조사 등도 최소화됩니다.

검찰은 소환 당일 검찰청사 주변에 관련 시위 신고가 많이 들어와서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경찰도 검찰청사와 대법원 주변에 수백 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예정입니다.

[앵커]
어떻게 조사를 받을지도 관심인데요. 중앙지검 청사 15층에 별도의 조사실이 마련돼 있다고요?

[기자]
양 전 대법원장은 먼저 검찰 고위 간부와 차 한잔을 나눈 뒤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 다녀간 15층 조사실로 향하게 됩니다.

검찰이 사법 농단 수사를 시작하면서 고위 법관 예우와 효율적인 수사를 위해 새로 마련한 곳입니다.

청사 꼭대기 층인 15층 조사실은 보안과 안전을 강화해 출입도 더 엄격하게 통제됩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출입문 맞은편 창가에 놓인 책상에서 검사 2명을 마주하게 됩니다.

양 전 대법원장 옆에는 변호인인 법무법인 로고스의 최정숙 변호사가 자리할 예정입니다.

출입구 왼쪽에는 수사관 2명이 앉아 조사를 돕습니다.

조사에는 실무를 맡은 특수부 부부장검사들이 투입되고 부장검사들은 진행 상황을 살피며 수사를 지휘할 예정입니다.

[앵커]
검찰도 이제 소환을 하루 앞두고 막바지 조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텐데요.

조사가 하루에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이죠?

[기자]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가 방대한 만큼 조사가 최소 두 차례 이상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각종 재판에 개입하고 비판적인 판사들의 명단을 작성해 불이익을 주거나 헌법재판소의 내부 기밀을 빼돌리는 등 사법 농단 각종 의혹에 개입돼 있습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이 희망하지 않는다면 자정을 넘기는 심야 조사는 되도록 하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검찰은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 등을 토대로 막바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직전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다시 불러 조사하기도 했는데요.

지금까지 확보된 진술과 증거를 정리하고 질문지를 마무리하는 작업에 전념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도 변호인들과 함께 검찰 조사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백을 주장했던 양 전 대법원장이 조사에서 어떤 태도로,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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