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남자 행세' 알고 "헤어지자"...선릉역 칼부림 사건의 전말

3년간 '남자 행세' 알고 "헤어지자"...선릉역 칼부림 사건의 전말

2018.12.14. 오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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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이승민 앵커
■ 출연: 오윤성 /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손정혜 /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청각장애인 자막 방송 속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 주요 사건 사고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픽 시간입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그리고 손정혜 변호사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첫 번째 주제어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남자인 줄 알았는데라고 저희가 주제어를 뽑았는데요.

어제 서울 강남 선릉역 인근에서 한 20대 여성이 또 다른 2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에는 게임으로 인한 갈등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었는데 교수님, 그게 아니었죠?

[오윤성]
그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거죠. 왜냐하면 게임으로 인해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났기 때문에. 그런데 이게 가상 상황이 빚어낸 하나의 비극이다 이렇게 저는 봅니다.

왜냐하면 이 두 여성이 3년 동안 게임을 중심으로 해서 서로 교제를 해 왔는데 그중에서 한 명, 이번에 흉기로 찌른 그 가해자가 남성인 행세를 했었어요.

그래서 피해자는 그 사람이 남성인 줄 알고 게임도 게임이지만 서로 인간 간에 있어서 남녀의 어떤 감정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만나달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계속 만나주지 않았죠. 그래서 그 여성이 먼저 연락을 끊어버린 겁니다.

그러니까 이 가해 여성의 경우는 드디어 올 것이 온 거죠. 그래서 한번 만나게 됐는데 막상 만나니까 이번에 피해를 당한 21세 여성 같은 경우에는 화가 날 거 아닙니까?

3년 동안 남자인 줄 알았는데 여성이 나왔으니까. 그러니까 거기에서 욕설도 오가고 또 하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특이한 것이 이 가해 여성 같은 경우는 아예 흉기를 소지하고 나갔단 말이죠.

그래서 그러면 어떤 그것이 우발적인 것이 아니고 왜 가져갔느냐. 자기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기는 체구가 작고 그리고 그 현장에 나가보니까 친구를 데리고 왔더래요. 사실은 현장에 나가봐서 인지할 수 있는 사항인데 그 말이 맞지 않죠.

그래서 현재 그만 됐다라고 욕설하면서 나가는 피해자에 대해서 신체를 여러 차례 찔러서 지금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한 그런 사안입니다.

[앵커]
이게 흉기를 가지고 나온 이유 물론 상대방 여성이 친구를 데리고 나온다는 걸 이미 알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이건 확인을 해봐야 되는 부분입니다마는 그런데 남성 행세를 했던 그 여성이 상대방 여성을 흉기로 찔렀단 말입니다.

처음 만나는데 흉기를 왜 가지고 나왔을까. 이게 아무리 체구가 작다고 하더라도 이걸 흉기로 가지고 간다는 게 선뜻 이해는 안 되거든요.

[손정혜]
우리 상식하고는 조금 반하는 거죠. 3년 동안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대화를 했다고 한다면 상당한 신뢰관계가 있었다고 보이는데 그 사람이 나를 공격할 것까지 예정해서 흉기까지 가지고 갔다라는 것은 오히려 피해 20대 여성처럼 친구를 대동하든가 안전에 대한 위협이 있었다면요.

그런 것이 아니라 오히려 흉기를 소지했다는 측면에서는 계획적으로 소지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내가 체구도 작고 상대방이 친구를 데려와서 나를 위협할까 봐 방어 목적으로 가져갔다고 지금 변명을 하는 것인데 이것은 본인의 죄책을 조금 감형받기 위해서 허위 변명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이고요.

왜냐하면 그 당시에 먼저 그렇다고 한다면 방어 목적으로만 가지고 있었는데 왜 공격을 했느냐. 상대방이 먼저 공격을 했을 때 공격했으면이 변명이 일관되고 믿을 만하지만 상대방 여성이 공격하지 않고 공격이라는 것은 서로 말다툼 정도는 있었겠죠.

왜냐하면 왜 속였느냐고 따져물었을 것이고 헤어지자고 해서 격분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 피해자 여성이 욕설을 해서 분노를 일으켜서 범행을 했다는 진술도 나오고 있는데 그러면 욕설 정도로 흉기를 꺼내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고요.

결국은 처음부터 본인이 속인 부분에 있어서 상대방이 본인에 대해서 격정적으로 분노를 하거나 헤어지자고 말했을 경우에 본인이 그것을 앙갚음하기 위해서 처음부터 소지했던 것은 아니냐, 이런 추론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특히 이것이 우발적이거나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방어만 한 것이냐라고 보기에는 범죄의 어떤 태양을 보면 피해자가 쓰러졌는데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이고요.

피해자를 공격한 부위가 굉장히 치명적인 부위입니다.

목 부위를 찔렀다는 것이고 수차례 찔렀다는 것이고 현장에 있던 사람이 무서워서 뒤로 뺄 정도로, 도망칠 정도로 굉장히 공격행위가 심했다는 것인데 그런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는 지금 가해자의 주장, 그냥 나를 공격할까 봐 그냥 가져갔던 것이지 처음부터 공격할 계획은 없었습니다라는 걸 곧이곧대로 믿어주기에는 좀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거기에다가 가해여성이 사실 상대 피해를 입은 여성이 자신에게 뭔가 위협을 가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인지했다면 만남 자체를 거부하거나 그 현장에 안 나갈 수도 있었는데 굳이 그 현장에 나가서 흉기까지 가지고 나갔단 말이죠.

그런 부분도 의문이지만왜 그러면서 3년 동안 그동안 남자 행세를 했을까 이 부분이 상당히 궁금해요.

[오윤성]
일반인분들이 보시기 특이하겠지만 가끔씩 이런 일들이 있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들 같은 경우에는 얼마 전에 1km앱이라고 하는 그런 사건도 있었는데요.

자기를 노출시키지 않고 1년, 3년을 만나지 않고 교제하는 이런 일이 많단 말이죠. 그러다 보니까 가해자 같은 경우는 남성으로서 뭔가 행세를 하니까 피해자가 아마 여성으로서 굉장히 어떤 따뜻하게 대했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는 이미 동성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상대는 모르는 상황인데 그것을 조정 통제한다는 그런 우월감이 있을 수 있고요.

또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가상상황이 된 거예요. 제가 지금 추정컨대는 아마 이분이 조심스럽게 추정을 제가 하는 과정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라든가 사랑을 못 받아온 것이 아닌가.

애정 결핍이라든가 애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이분은 그 3년 동안 이 여성은 그 여성으로부터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만족스러워했을 거예요.

그런데 현실에서는 버림받는 상황이 온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헤어지자고 하는 결별이 되게 된다면 그 상황을 자기는 수용할 수 없다라고 하는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 상대를 순순히 보내주는 게 아니라 내가 소유를 할 수 없으면 그 사람에 대해서는 뭔가 파괴하겠다라고 이런 어떤 심리가 있지 않았느냐.

즉 다시 말해서 소외감과 두려움 그리고 집착이라고 하는 이 심리가 이러한 가해행위를 하게 된 가장 근본적인 동기가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앵커]
참 여러 가지로 의문이 남는 이번 사건인데 그렇다면 가해 여성에게는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까요?

[손정혜]
일단 말씀드린 것처럼 치명적인 부위를 가격하고 수차례 공격을 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상해 목적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살인의 미필적 고의, 살인의 확정적 고의가 있다고 보이고 살인미수죄 혐의로 지금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이고요.

다만 살인미수가 인정된다고 했을 때 계획적인 범죄냐, 우발적인 범죄냐의 범죄 동기까지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고 그 부분을 조사 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찰에서 보기에도 가해자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정신감정도 한번 진행할 계획에 있다, 이런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로 조사를 해서 확인을 해야 되는 부분이 많은 사건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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