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화력발전소 사고..."위험의 외주화"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위험의 외주화"

2018.12.12. 오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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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연수 앵커
■ 출연 :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 아래 텍스트는 청각장애인 자막 방송 속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또다시 안타까운 참사가 꿈 많은 청년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에 혼자 컨베이어벨트 순찰 작업을 하던 24살 김용균 씨, 기계에 몸이 끼어 사망했고, 그로부터 4시간이 지나서 발견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화면으로 함께 보시겠습니다.

어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이 참사를 처음 알리신 분입니다.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이시고요.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이태성 간사님 연결돼 있습니다. 간사님.

[이태성]
안녕하십니까? 이태성입니다.

[앵커]
안녕하시냐고 여쭤보기가 참 죄송한 상황입니다. 먼저 동료분, 고 김용균 씨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지금 간사님은 빈소에 계시다고요?

[이태성]
우선 발전소에 죽음의 외주화로 운명을 달리하신 25세 고 김용균 노동자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그리고 유족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 유족들께서는 저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발전소에서 작년에도 사망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이 죽음이 없어지지 못하고 계속되는지 생떼 같은 아들이 왜 죽었는지 정확한 원인을 밝혀달라고 요구하셨고요. 책임자 처벌을 요청하셨습니다.

[앵커]
지금 사고가 난 화력발전소에서 계속해서 사고가 나고 있다는 보도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유족분들, 지금 그 처참한 마음을 어떻게 저희가 말로 전달을 하겠습니까? 기자회견에서 어렵게 마이크를 잡으셨는데 일단 먼저 들어보고 오겠습니다.

[김 모 씨 / 숨진 노동자 어머니 : 우리 아들이 가게 된 이유는 단 한가지에요. 고용이 안됐어요. 고용이 안되서 여기저기 서류를 반 년 이상을 헤맸어요. 그러다가 찾은 곳이 여기예요. 대통령께서 얘기하셨잖아요. 고용 책임지겠고.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나야 시정이 되는 건지 아니면 바로 시정이 될 수 있는 건지 말씀 좀 해 주세요.]

[앵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고 저 자리에 서 계시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 먼저 사고 상황을 좀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고 김용균 씨,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이태성]
전국의 발전소에는 하청 노동자들이 발전소 전체 설비를 일상적으로 정비하는 정상직원이 2900명과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거나 사용한 후에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설비에 운전하는 인력이 2400명, 총 530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상시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24시간 교대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고 김용균 노동자는 운전 쪽에 석탄을 이송하는 운전 쪽에서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앵커]
석탄을 운반하는 운전 쪽에서요. 사고는 어떻게 발생이 된 겁니까?

[이태성]
우선 안타깝게도 제대로 된 업무 숙련기간이 없이 2주 만에 신입사원에게 무려 4kg에 달하는 설비를 책임지게 해서 발생한 저희는 기업 살인이라고 봅니다. 사고는 석탄이 이송되는 벨트에서 석탄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다가 끼면서 협착돼서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대로 된 교육도 아직 채 받지 않은 신입 직원이었는데요. 그런데 왜 사고가 났을 때 혼자 일을 하고 있었을까요?

[이태성]
발전소의 용역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사실상 탄광과 같습니다. 하지만 더 문제가 되는 부분은 3년마다 한 번씩 용역을 통해서 노동자는 그대로입니다. 하지만 회사가 바뀌는 구조여서 심각한 고용 불안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까 앵커님께서 왜 혼자 하냐고 물어보셨죠? 해답은 앞서 말한 경쟁 입찰 구도이기 때문입니다. 이익 증진해서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사실상 2인 1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한국서부발전이 3년에 한 번씩 하청업체를 바꾸는 것이고 이 하청업체는 비용을 좀 낮춰서 싸게 올려야 되니까 인건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2인 1조 작업 규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말씀이시죠?

[이태성]
네, 그렇습니다.

[앵커]
지금 원청에서는 김 씨가 자기 업무가 아닌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 그러니까 순찰하면서 이상 여부가 있으면 보고를 해야 되는데 직접 치우다 사고가 났다, 이런 입장을 냈거든요. 동료들이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이태성]
현장운전은 사실상 자기 포지션이었습니다. 지금 원청과 용역업체에서 주장하는 것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고인의 명예를 오히려 실추시키는 행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20년 동안 용역노동자로 일하고 있지만 2인 1조 행동을 한 적도 없고 상시 운전 점검 하는 구역에서 항상 석탄을 치우며 응급처치 역할을 하면서 원청의 매뉴얼대로 일을 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전사에서 주장하는 논리들은 전혀 맞지 않는 논리들입니다.

[앵커]
오늘 공공운수 노조에서 자체적으로 이런 발전소에서 발생한 산재 사고를 통계 분석하신 거를 봤습니다. 5년 동안 노동자가 다치거나 숨진 사고가 346건이었고요. 이 가운데 337건, 비율로 따지면 97%가 하청 노동자 업무에서 발생했다는 통계인데. 특히 하청 노동자에게서 산재가 많이 발생하는 게 이렇게 열악한 근무환경, 2인 1조로 일할 수 없는 이런 환경과 분명히 관련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이태성]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발전사에서 지난 17년 11월 15일에 사고 재해자가 죽은 자리에 이런 표지판이 세워집니다. 원인, 작업안전수칙 미준수. 조치 결과, 사건 조사 후 징계 및 과태료라는 표지판이 세워집니다. 이는 죽는 노동자의 책임을 전가하고 죽어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앵커]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사망한 현장에 그런 표지판을 붙여놨다는 말씀이시죠?

[이태성]
네, 그렇습니다.

[앵커]
간사님이 이 말씀을 국회에서 하신 적이 있으시죠?

[이태성]
네, 그렇습니다.

[앵커]
지난 국감 때, 산자위 국감 때 나오셨더라고요. 그때 이 이야기를 하시면서 사람이 죽어도 잘잘못을 가리고 징계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이 말씀을 공기업 간부들과 국회의원 앞에서 국감장에서 하셨거든요.

[이태성]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 이후로 어제 새벽이 또 이런 사고가 난 건데 이후에 정치권에서 또는 공공기관에서 별다른 움직임이나 변화가 없었던 건가요? 두 달이 지났거든요.

[이태성]
우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계신 을지로위원회와 우원식 의원실, 그다음에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함께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고 반드시 고인의 진상규명을 약속하셨습니다. 하지만 발전사의 이런 공룡적인 행태에 대해서는 발전사가 아무래도 이 산업정책이라는 것이 그동안 민영화 정책을 계속 진행해 왔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통해서 공기업 선진화 방향이 더 확고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정책과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정규직화의 노동정책과 충돌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원천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
문제는 계속 앞으로도 죽음의 외주화는 계속될 것입니다.

[앵커]
돌아가신 고 김용균 씨도 이런 비정규직 문제 또 하청업체의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손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들, 공개가 됐었죠. 원래 간사님이 참석하신 어제 기자회견장에도 나오려고 했었던 건가요?

[이태성]
일단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요. 기자회견장의 참석자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께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대화를 요청하셨습니다. 고 김용균 노동자는 용역업체의 또 계약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하청업체고 그 업체에서도 계약직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는 말씀이시죠?

[이태성]
네, 그렇습니다.

[앵커]
자신과 동료들의 근무 여건, 환경, 노동 문제 이런 데에 관심이 많았던 분이었는데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그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이런 참변을 겪게 됐습니다. 아까 저희가 5개 발전사에서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발생한 산재 사고가 340여 건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지금 태안화력발전소, 한국서부발전이 운영사인 태안화력발전소 여기에서 2010년 이후에 지금까지 이곳에서만 사고가 12건이 발생했고 12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여기는 왜 이렇게 사고가 잦은 건가요?

[이태성]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는 위험의 외주화가 아닙니다. 죽음의 외주화입니다. 모든 노동자들이 하청 노동자에 집중되는 이유는 그만큼 3년마다 한 번씩 입찰을 하기 때문에 계약 조건에 노무비와 안전관리비까지 다 비용으로 청구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열악한 용역을 통해서 그 기업의 이윤으로 가는 구조가 되기 때문에 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가 계속되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지금 빈소에 동료분들도 많이 나와 계실 것 같은데 함께 일하시던 분들은 사고 소식 접하고 어떻게 말씀들을 하시나요?

[이태성]
일단 굉장히 안타까워하고 계시고요. 사실상의 지금 트라우마에 많이 시달리고 있고 지금 현장에서 어쨌든 작업이 중지됐지만 그 현장에 가서 계속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계십니다. 오히려 일터가 아니라 죽음의 터전이 돼버렸다고 눈물로 호소하고 계십니다.

[앵커]
무섭기도 하고 또 동료가 이렇게 쓰러지는 장소에 어떻게 다시 발을 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오늘 저녁에 유족과 처음으로 대책회의를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요?

[이태성]
우선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전체 시민까지 참여하는 대표자 단위를 확대해서 진행을 하기로 했고요. 촛불문화제를 광화문에서 내일 7시부터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내일 저녁 7시부터 광화문에서 촛불문화제를 여신다고요?

[이태성]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가 앞으로 죽음의 외주화로 제2의 김 군 같은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지금 고 김용균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라는 것이 꾸려져 있습니다. 맞죠?

[이태성]
일단 가칭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앵커]
이 대책위에는 주로 어떤 분들이 많이 모여계시나요?

[이태성]
일반 시민단체도 많이 계시고요. 지금 종교계, 노동계 그다음에 정치권에서도 참여 의사를 많이 밝히셔서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범국민 활동으로 전개해서 다시는 이런 김 군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제 해결에 노력을 함께해 주고 계십니다.

[앵커]
구의역 사망사고 때 그렇게 위험의 외주화 이야기가 나왔는데도 지금 1000일이 가깝게 지나왔는데 아직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똑같은 사고가 발생을 했습니다. 고 김용균 씨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겠고요. 직접 찾아가서 추모하겠다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은데요. 빈소를 정확히 알려주시겠습니까?

[이태성]
다시 한 번 죽음의 외주화로 목숨을 잃은 25살 청년의 눈물을 닦아주십시오. 유족의 눈물을 꼭 닦아주십시오. 찾아오실 곳은 충남 태안군 보건의료원 상례원 203호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앵커]
충남 태안군 보건의료원 상례원 203호에 고 김용균 씨의 빈소가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이태성 간사님, 오늘 어려운 상황에서 전화 연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태성]
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앵커]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고 김용균 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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