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105번 언급...사실상 양승태 공소장

'대법원장' 105번 언급...사실상 양승태 공소장

2018.11.14. 오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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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으로 불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00번 넘게 등장합니다.

주요 혐의마다 공범으로 나란히 언급돼 사실상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장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입니다.

YTN이 입수한 공소장 내용을 양일혁 기자가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기자]
2016년 9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으로부터 "강제징용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겠다"는 말을 듣습니다.

"임기 내에 결론 내리기는 쉽지 않겠지만"이란 단서도 붙었습니다.

임 전 차장은 이를 외교부 관계자에 전달하고 판결을 뒤집을 방안에 대해 논의합니다.

회의를 마친 뒤 논의 과정을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전교조 사건과 관련해 각급 법원과 대법원 재판과정에 적극 개입해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는 평가를 받은 뒤, 반대급부로 상고법원 도입과 법관 증원 등과 관련해 청와대 협조를 얻기로 계획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언급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모습입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상고법원과 재외공관 법관 파견 등 사법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청와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분석하면서, 임종헌 전 차장과 함께 재판개입 등 사법농단에 관여한 공범으로 적시했습니다.

YTN이 입수한 전체 243페이지에 달하는 공소장을 분석해 보니 대법원장이 언급된 횟수만 100번이 넘습니다.

주요 혐의마다 대법원장이 등장해 사실상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공소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 절차를 놓고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정황도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이 폭넓게 관여한 증거와 진술을 확보한 만큼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도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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