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권력만 막강"...檢, 자치경찰 안 반발

"경찰권력만 막강"...檢, 자치경찰 안 반발

2018.11.14. 오후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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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발표한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이 본래 취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 나옵니다.

거대한 국가경찰 조직을 그대로 둔 채 자치경찰을 새로 만들어 민생치안 사건을 맡게 하면 경찰 권력이 오히려 막강해질 거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검찰은 자치경찰제 전면 도입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핵심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민생·치안 관련 사건을 맡는 자치경찰은 민주적 통제에 맡기고, 검찰은 국가사법경찰의 주요 사건 수사만 지휘하면 된다는 취지입니다.

[문무일 / 검찰총장 (지난 9일, 국회 사법개혁특위) : 자치경찰제와 같이 운영되면 저희가 지금 수사권 조정 얘기를 굳이 할 필요 없이 자연히 해결된다고 봅니다. 법률적인 것뿐 아니고 실무적으로도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하지만 정작 발표된 자치경찰제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발하는 분위기입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현재 경찰 인력 36%를 자치경찰로 전환해 생활 안전과 교통 등 주민 밀착형 사무와 성폭력 등 민생 치안 사건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다만 기존 지방경찰청과 경찰서와 별도로 자치경찰본부와 자치경찰대를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정보와 보안 업무, 광역수사, 일반 형사사건 수사는 기존 국가경찰이 맡겠다는 겁니다.

검찰은 이 부분을 문제 삼고 있는데, 국가경찰은 더 축소하고 자치경찰에 오히려 비중을 둬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자치경찰제는 15만 명에 이르는 비대한 경찰 조직과 권력을 분산하겠다는 것이었다며, 기존 경찰 조직을 그대로 두고 자치경찰을 별도로 두는 건 보여주기에 그치는 것이자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거대한 국가경찰 조직이 유지된다면 수사권 조정을 통해 얻은 경찰 권력만 더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합의한 수사권 조정 방안과 관련해 검찰이 의견을 개진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토로했습니다.

'경찰 권력 비대화'를 막고 자치경찰에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는 검찰 요구가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며 정부 최종안에 반영될지 주목됩니다.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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