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서에 뇌물·탈세·분식회계...주주들만 '눈물'

세무서에 뇌물·탈세·분식회계...주주들만 '눈물'

2018.11.13. 오후 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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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무조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억대 금품을 받은 전·현직 세무공무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뇌물을 준 업체는 분식회계로 실적을 부풀리다가 상장폐지 돼 주주들에게 큰 손실을 입혔습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비밀채팅앱의 대화방.

로비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고에 바로 2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회사 대표의 결제가 떨어집니다.

전 코스닥 상장업체 대표 45살 이 모 씨가 수십억 원대 세금을 피하려 전·현직 세무공무원과 손을 잡은 겁니다.

세무공무원 출신 세무사 김 모 씨가 브로커 역할을 했습니다.

업체에서 지난 2010년부터 3억8천만 원을 받아 이 가운데 2억2천만 원은 현직 세무공무원 9명에게 뇌물로 전달했습니다.

특히, 브로커의 대학 후배인 공무원은 혼자 1억7천만 원을 챙겨 구속됐고, 또 다른 공무원은 2천5백만 원이 든 체크카드와 현금 천5백만 원, 골프와 술접대까지 받았습니다.

[남규희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회사를 관할하는 지방 국세청, 일선 세무서 공무원들이 퇴직 후 세무사로 활동하면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공무원과의 유착 관계로 불법 행위를 묵인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세무서와 유착한 업체는 분식회계를 한 혐의도 포착됐습니다.

통장 입·출금 내역과 채권관계를 위조해 실적을 부풀렸습니다.

허위로 작성한 회계 장부상 금액만 670억 원, 이 가운데 31억 원은 대표 개인 용도로 썼습니다.

자본 잠식 상태였던 업체는 경찰 수사로 분식 회계까지 드러나면서 지난달 상장 폐지됐습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8백억 원이던 시가총액이 8억 원으로 떨어지면서 주주 8천8백여 명이 피해를 봤습니다.

[A 씨 / 투자 피해자 : 해마다 회계 감사에서 적정이 나왔었고 호재성 있는 공시를 계속 홈페이지를 통해서…. (저는) 30억 이상 손실이 났고 일반 주주들은 몇천억….]

경찰은 업체 대표와 전·현직 세무공무원 등 모두 22명을 입건하고 국세청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습니다.

YTN 박광렬[parkkr08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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