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 "마약청정국 옛말"...'마약 블루오션'된 한국

[중점] "마약청정국 옛말"...'마약 블루오션'된 한국

2018.11.12.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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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해외 조직을 낀 수백억 원대의 마약 밀수단이 잇따라 국내에서 적발됐습니다.

'마약 청정국'인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문제점을 박광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평범한 원룸, 하지만 여행 가방을 열자 외국산 필로폰이 무더기로 발견됩니다.

국내 반입이 확인된 양만 112kg, 시가 3,700억 원어치로 37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 일주일 전, 시가 2천억 원 상당의 필로폰도 타이완에서 몰래 들여오다 적발됐습니다.

두 사건 모두 해외 마약 조직이 개입됐습니다.

[이영권 / 서울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 : 타이완 폭력조직원은 타이완 일반인에게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제의를 하게 됩니다. 조직원에 대해서는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밀수 수법은 지능적이면서도 더 대담해졌습니다.

해외조직은 마약 112kg을 나사제조기에 몰래 넣고 수입품인 것처럼 위장해 배편으로 밀반입했습니다.

해상 화물은 전수조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또, 2kg에 달하는 필로폰 봉투를 몸에 두르고 관광객으로 위장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이 '매력적인 마약 시장'으로 떠오르며 해외 밀수단의 먹잇감이 되는 이유는 뭘까?

한국에서 필로폰 1g의 도매가격은 베트남과 홍콩, 중국의 5~6배에 달합니다.

아직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밀반입 기대 수익도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3년, 외국인 마약사범 가운데 밀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마약을 의미하는 은어를 검색하면 손쉽게 온라인 판매 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제 거래가 가능할지, 판매 글에 있는 채팅앱 아이디로 연락해 보겠습니다.

1분도 안 돼 날아온 답장.

가격은 물론 입금 뒤 특정 장소에 숨긴 마약을 찾아가는 방식까지 설명해줍니다.

방통위가 마약 관련 게시글을 삭제·차단 요청한 건수는 지난해 7천8백여 건으로, 전년 대비 448% 급증했습니다.

최근 3년, 마약사범의 1심 통계를 보면 벌금과 집행유예가 40%를 넘나듭니다.

중형이라고 볼 수 있는 3년 이상을 선고받은 마약사범은 전체의 4.8%에 불과했습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국내인이 중국에서 마약 거래를 하다가 사형집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엄벌주의인 반면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처벌이 약한 점도….]

비교적 관대한 처벌과 높은 수익으로 마약계의 '블루오션'이 된 대한민국.

더 강력한 법 집행과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박광렬[parkkr08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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