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순서대로 작업해주겠다"...피해자가 밝힌 사건 전말

[취재N팩트] "순서대로 작업해주겠다"...피해자가 밝힌 사건 전말

2018.11.05.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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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진호 폭행 피해자가 경찰 조사를 마친 뒤 YTN 스튜디오에 나와 사건 정황을 설명했습니다.

폭행을 예고하는 양 회장의 섬뜩한 발언부터 사건 뒤 회사 법무팀의 무마시도까지, 피해자의 인격은 철저히 무시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조용성 기자!

피해자와 인터뷰 어떻게 진행됐나요?

[기자]
폭행 피해자 강 모 씨는 기차와 배를 갈아타야 닿을 수 있는 섬에 살고 있어서 인터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만 1년 동안 다니던 위디스크를 퇴사한 뒤 다른 IT 회사에 다니다가 지난 3년 반 전, 폭행 사건을 겪었는데요,

이후 과거에 있었던 일을 모두 잊기 위해 IT와 전혀 다른 직종의 일을 하며, 멀리 떨어져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폭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지난 주말에 피해자 조사를 받으러 경기남부경찰청에 나왔습니다.

강 씨와 인터뷰 일정을 맞춰보던 취재진은 경찰 조사 직후로 날짜를 조율했고, 신분 노출을 우려해 몇 차례 장소를 바꾼 뒤 결국 어제 YTN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앵커]
무차별 폭행 사건의 앞뒤 상황이 자세하게 공개됐군요?

[기자]
네,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폭행이 있기 전과 후에 공포가 계속됐다는 것입니다.

강 씨가 장난스러운 댓글을 쓴 다음 날 양 회장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는 섬뜩함, 그 자체였습니다.

퇴사한 직원에게 회사로 당장 와서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하고, 작업을 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강 모 씨 / 양진호 폭행 피해자 : 저는 그때 좀 당황스럽기도 했고 그것보다 두려웠거든요. 무서웠고…내가 순서대로 작업해주겠다. 다시 그렇게 얘기도 하시고.]

이후 회사에 찾아간 강 씨는 영상으로 알려진 것처럼 무차별 폭행을 당했고, 일주일 뒤 회사 법무팀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법무팀은 최근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인터넷에 올린 적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지난번 폭행은 양 회장이 많이 봐준 거라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강 모 씨 / 양진호 폭행 피해자 : 전화가 오더라고요. 위디스크 법무팀이래요. 이번에 불미스러운 일 겪었는데 회장님이 좀 너그럽게 봐주신 거니까 앞으로는 조심하시라고….]

피해자는 무자비한 폭행을 선처라고 말하는 양 회장이 두려워 도망치듯 섬으로 떠났습니다.

[앵커]
양 회장을 둘러싼 영상이 공개된 지 오늘로써 엿새째입니다. 추가 영상이 나오고, 수사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 피해자는 안정을 되찾고 있나요?

[기자]
강 씨는 갑자기 맞게 된 언론의 관심과 경찰 수사에 당황하면서도 나름대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인터뷰 때는 폭행 직후 처연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힘들어해서 저도 질문을 이어가기 난감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강 씨는 이제 언론사 인터뷰를 힘이 닿는 데까지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같은 폭행 피해자가 더는 숨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3년 반 정도 정의가 지체됐지만 결국에는 옳은 방향으로 일이 풀려나가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강 모 씨 / 양진호 폭행 피해자 : 이 영상을 통해서, 계속 앞으로도 (폭행 피해가) 계속 나올 거 아니에요. 가해자와 피해자에게 위로를 주고 경각심을 그분들한테 주었으면….]

경찰은 이번 주에 양 회장을 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 회장이 이번에 공개된 영상 말고도 또 다른 폭행이나 엽기 갑질을 했는지, 앞으로 지켜볼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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