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두면 또 사고"...물류센터 상황은?

"이대로 두면 또 사고"...물류센터 상황은?

2018.11.01. 오전 08:1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이종원 앵커
■ 출연 : 김진일 / 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

[앵커]
같은 택배 물류 작업장에서 두 달여 만에 또다시 불의의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대체 현장이 어떤 상황이기에 저희가 속속 볼 수가 없어서 더 걱정되는데. 김진일 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국장님, 안녕하십니까?

사고 소식 듣고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해 보셨을 것 같은데 저희가 앞서 CCTV 화면으로 보니까 사고 당시 밤이었던 것 같아요. 사고가 어떻게 일어난 건가요?

[인터뷰]
택배 물품을 싣고 있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트레일러를 피하지 못했고 결국 트레일러 사이에 끼게 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에 숨지게 된 것입니다.

[앵커]
아마도 주로 밤에 택배 상하차 물류작업을 위해서 작업자들이 이렇게 대형 트레일러 사이를 돌아다녀야 하는 상황인 것 같은데. 당연히 누군가 사고 나지 않게 안내를 해 줘야 될 것 같은데 관련한 안전장치들, 어떻게 되어 있습니까?

[인터뷰]
사고가 발생한 허브물류센터는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야간에 작업이 이뤄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조명도 어둡고 또 사고가 일어난 트레일러를 비롯해서 대형차들이 주로 다니는데 그러다 보니까 신호수가 충분히 유도를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안 되어 있는 것이죠. 그래서 한마디로 CJ대한통운이 얼마나 노동자 안전 문제에 신경을 안 쓰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안타까운 사례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좀 이렇게 통제하는 인력들도 없는 건가요, 현장에는?

[인터뷰]
네. 영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제대로 안 돼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트레일러 운전하는 기사도 그렇고 사고를 당한 노동자도 그렇고 그 상황을 모르게 된 것이죠, 자기 일에 집중하다 보면.

[앵커]
같은 곳에서 또 사고가 난 것도 문제인데 CJ대한통운 작업장, 두 달 전쯤에 아르바이트생 감전으로 숨졌던 곳이죠. 당시 당국에서 현장조사도 하고 조치도 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조치가 있었기에 사고가 난 건가요?

[인터뷰]
그러니까 8월에는 감전사가 있었다 보니까 전기 쪽으로만 조사가 됐던 거예요. 그런데 허브물류센터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이것에 대한 종합적으로 보지 않은 거죠. 당장 8월 말에 옥천허브물류센터에서 50대 노동자가 찜통더위에 막힌 공간에서 상하차 작업 중에 사망했고 이번에는 트레일러에 끼어 사망한 건데요.

허브물류센터를 총체적으로 점검하지 않고 사고가 일어난 지점에 대해서만 점검을 하다 보니까 이러한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고 만약에 이런 전체적인 점검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마 다른 유형의 사고가 또 발생할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아마도 이런 위험한 작업 환경이 CJ만의 문제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전국에 이런 물류 센터들 얼마나 됩니까?

[인터뷰]
CJ대한통운은 대전허브물류센터 같은 곳이 7개 더 있고 또 다른 문제는 많이 드러나 있지 않은데 택배기사들이 근무하는 270여 개 서브터미널 안전문제도 심각합니다.

서브터미널 같은 경우에는 고가도로 밑에 임시시설처럼 설치되어 있는 곳들이 많은데 그러다 보니까 지붕도 제대로 없어서 비바람에 노출되기도 하고 전기시설도 미비해서 비가 오면 누전이 되는 등 대다수가 안전에 취약하여 여기도 언제라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굉장히 다분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택배 연대노조에서는 택배 노동환경 전반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고 계시죠? 자세하게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터뷰]
저희들은 택배 노동환경의 만연한 외주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망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CJ대한통운은 늘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겨왔습니다. CJ대한통운 시설에서 노동자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 계속 유지되면 CJ대한통운은 미봉책으로 사태를 벗어나고 근본 해결책은 마련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저희들은 이번에 성명을 발표하면서 죽음의 외주화, 위험의 외주화라고 설명을 했는데 이렇게 CJ대한통운이 다단계 하청으로 광범위하게 외주화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사고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앵커]
노동당국이 전국 물류터미널 감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장기적인 과제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단기적으로 봤을 때 정부든 기업이든 안타까운 사고를 막기 위해서 오늘이라도 당장이라도 개선돼야 될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이 문제가 정말 심각한데 정치권에서는 이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장 현장을 방문해서 실태를 살펴봐야 된다. 그러니까 느낌에 간극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정부에서 노동청에서도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됐는데 이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총체적인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거고 또 이 당사자인 CJ대한통운이 이 사태를 모면하려고 하기보다는 책임있게 자세로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된다라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진일 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