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찢기고 뜯기고"...환기구 사진 단독 입수

단독 "찢기고 뜯기고"...환기구 사진 단독 입수

2018.10.12. 오후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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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양 저유소 화재 사고의 조사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과연 인화 방지망이 제 역할을 했는가 여부입니다.

전문가들은 환기구에 외부의 화염을 막는 인화 방지망이 제 기능을 했다면 대형 화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YTN 취재진이 고양 저유소의 다른 저유탱크 환기구 사진을 단독 입수했는데, 인화 방지망 관리 실태는 말 그대로 엉망이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박기현 기자!

YTN이 단독 입수한 사진 어떤 사진입니까?

[기자]
화면 보면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화재가 난 이번 고양 저유소는 저유탱크마다 환기구가 9개에서 10개 있는데요.

저희가 사진을 확보한 환기구는 이번에 불이 난 저유탱크 뒤쪽에 있는 탱크입니다.

환기구 바깥에 마치 모기장처럼 보이는 망이 바로 인화 방지망인데요.

보시다시피 망 한가운데가 찢어져 있습니다.

외부의 화염이 탱크 안으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하는데, 이렇게 구멍이 난 채로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진 보시겠습니다.

또 다른 휘발유 탱크에 있는 환기구인데요.

측면에서 찍은 사진인데, 보시다시피 인화 방지망과 환기구 사이에 이음새가 벌어져 있습니다.

방지망이 환기구를 제대로 감싸고 있지 않아 외부의 화염이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또 다른 탱크의 환기구를 보시겠습니다.

화재가 난 탱크를 중심으로 앞서 보여드린 탱크들과는 반대편에 있는 탱크의 환기구인데요.

환기구에 건초와 불순물들이 잔뜩 끼어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환기구에 건초가 끼어 있으면 불꽃이 튀었을 때 불쏘시개 역할을 할 우려가 있는데요.

하지만 환기구 주변 청소 등 관리는 전혀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앵커]
그럼 불이 난 저유탱크의 인화 방지망도 상황이 이랬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기자]
물론 단정 짓기가 어렵습니다.

불이 난 저유탱크는 완전히 불에 타버려서 인화 방지망이 있었는지, 관리가 어떻게 됐는지 확인할 길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확보한 사진을 보면 불이 났던 저유탱크의 인화 방지망은 과연 제대로 관리가 되었을까 하는 강한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인화 방지망이 제대로 설치가 된 건지, 또 점검이나 관리는 제대로 된 건지 저희가 대한송유관공사 측에 문의했는데요.

공사 측은 인화 방지망에 대한 점검은 화재 당일이 휴일이라 하지 않았다면서도, 구체적인 점검 주기 등은 담당자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을 들으면서 드는 의문이 하나 있는데요. 혹시 인화 방지망이 이번 화재 때문에 손상된 건 아닐까요?

[기자]
충분히 그런 의문을 가지실 수 있는데요.

앞서 보여드린 사진 속 환기구들이 불이 난 곳과 정반대 방향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화재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또 건초가 끼어 있는 환기구는 추석 전 깎은 풀을 제대로 치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습니다.

경찰도 송유관공사가 인화 방지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건초를 제대로 치우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다른 저유탱크의 환기구들도 여전히 이렇게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건 추가 화재의 위험이 있다는 뜻이어서 개선이 시급해보입니다.

지금까지 기획이슈팀 YTN 박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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