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사찰했지만 방법 비공개...임종헌 "견제 맞지만 억울"

판사 사찰했지만 방법 비공개...임종헌 "견제 맞지만 억울"

2018.07.31. 오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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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 공개된 문건에는 법원행정처가 진보성향 모임의 판사들을 뒷조사한 내용도 추가로 포함됐습니다.

사법 의혹의 시발점이 된 이탄희 판사와 관련해서는 사찰 수준으로 문서를 만들었지만 정작 누가·어떻게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양승태 사법부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을 분석한 표입니다.

정 모 판사는 여성 판사들에 대한 무게감이 엄청나고, 여성법관으로서 대표성이 뛰어나다고 적혀있습니다.

또 김 모 판사는 연극 등 문화활동을 많이 해 문화 부분에 상징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오 모 판사는 대법원장을 옹호하는 이른바 '왕당파'로 보일 여지가 있다고 파악했습니다.

진보 성향 연구회 소속 판사들을 대상으로 법원행정처가 법관의 능력이나 재판과는 무관한 내용을 수집한 것입니다.

특히 행정처는 이탄희 판사가 사직서를 낸 시점을 전후해 다른 판사들과 통화·문자·메일을 주고받은 내용도 정리했지만 이번 공개 문건에서 제외됐습니다.

동료 판사들의 동향을 보고하는 이른바 '거점 판사'들과 뒷조사 방법은 가린 셈이어서 의혹은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법원행정처의 행동대장으로 꼽히는 임종헌 전 차장은 부당한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 전 차장은 연구회 중복 금지 조치가 국제인권법연구회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행정처 심의관인 이탄희 판사에게 연구회 공동학술대회 축소를 지시한 적은 없다며, 진상조사를 통한 명예회복을 호소했습니다.

진보 성향 모임과 소속 판사들을 향한 과거 행정처의 뒷조사 행태가 드러나면서 철저한 사법 의혹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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