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이 폭염에 아파트 13층을 걸어 다닙니다"

[자막뉴스] "이 폭염에 아파트 13층을 걸어 다닙니다"

2018.07.26. 오전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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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현관 앞에 하나둘씩 주민들이 몰리더니 얼음덩어리를 집어 듭니다.

한여름 정전에 아파트 전체가 찜통으로 변하면서 임시방편으로 마련된 얼음입니다.

정전이 난 아파트입니다.

보시다시피 승강기 작동도 멈추면서, 경비실 앞에는 택배 기사들이 두고 간 택배 꾸러미가 한가득 쌓여있습니다.

주민들은 비 오듯이 떨어지는 땀을 닦으며 힘겹게 계단을 오릅니다.

[정전 피해 아파트 주민 : (몇 층까지 올라가야 하는 거예요?) 13층까지 올라갑니다. (더운데 힘들지 않으세요?) 좀 힘들죠.]

집 안은 그야말로 펄펄 끓는 가마솥입니다.

냉장고 음식도 그새 쉬어버렸고, 연신 부채질을 해봐도 숨통을 조이는 열기는 가실 줄 모릅니다.

반나절 넘게 이어진 정전에 잠까지 설친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정전 피해 아파트 주민 : 잘 못 잤죠. 너무 더우니깐. 찬물에 불도 안 들어오는데 깜깜한데 샤워하고 그랬죠.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어요.]

찜통더위가 절정인 한낮, 강남 아파트도 대규모 정전으로 비상입니다.

컴컴한 부엌에 전등 하나 들어오지 않고, 선풍기 버튼을 눌러봐도 꿈쩍도 않습니다.

견디다 못한 시민들은 집 밖 그늘막으로 뛰쳐나와 더위를 달래봅니다.

[김영수 / 서울 대치동 : 한 40도 이상 가죠? 안에 있으면요. 그래서 내가 밖으로 나왔죠. 집보다 화단이 훨씬 좋아요.]

이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는 대부분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용량이 적은 낡은 변압기 등 아파트 자체 설비가 치솟는 전기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겁니다.

이달에만 벌써 전국 아파트 단지 50여 곳에서 정전이 발생했고, 최대 전력 수요도 연일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한전 본부 관계자 : 거의 99% 다 아파트 측 설비로 인해 정전되고 있고요.]

올여름 폭염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이어지는 가운데, 무방비 상태에 놓인 노후 아파트의 전력 대비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취재기자: 차정윤
촬영기자: 심관흠
영상편집: 고창영
자막뉴스: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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