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사이에서 휴식...폭염 속 건설현장 열악

철근 사이에서 휴식...폭염 속 건설현장 열악

2018.07.24. 오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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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록적인 폭염 속에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바가지 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정한 폭염 안전 수칙이 있지만 많은 건설 현장에서 무용지물입니다.

정유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철근이 박힌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가 나무판자만 깔고 누워있습니다.

쌓인 자재를 침대 삼아 잠시 쉬어 봅니다.

타는 듯한 폭염에 생수통은 벌써 텅 비어 있습니다.

기록적인 가마솥더위가 덮친 건설 현장에 휴게 시설은 태부족입니다.

[송영철 / 전국건설노동조합 전북건설지부 전주지회 노동안전부장 : 하루 300여 명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고작 4칸에 불과했고, 물 한 방울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물이 없어, 세면장이 없어 세수 한 번 못하는 현장에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흐르는 날씨.

잠깐 휴식을 취할 뿐, 아찔한 더위에도 일을 손에서 놓을 수는 없습니다.

[박동권 / 건설현장 근로자 : 시설 일 할 때 파이프가 뜨겁잖아요. 그래서 뜨거워서 땀나고, 실내 들어와서 땀나고 그래서 땀이 나요.]

산업 안전 규칙에 따르면 공사장 안전을 위해 노동자에게 적절한 휴식을 제공하고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합니다.

특히 폭염 특보에는 한 시간에 15분 이상은 쉬어야 하고 시공사는 냉수와 그늘진 장소를 제공해야 합니다.

어길 경우 사업주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되지만 여전히 지키지 않는 사업장이 많습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을 상대로 조사해보니 폭염에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한다는 비율은 8.5%에 불과했습니다.

휴식 장소도 74%는 정해진 곳이 없다고 답했고, 그늘에서 쉰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습니다.

폭염과 전쟁을 치르는 건설현장에서 노동자에게 휴식권을 보장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YTN 정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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