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재발견...항균·혈압 조절 기능 성분 발견

거미의 재발견...항균·혈압 조절 기능 성분 발견

2018.07.14.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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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저분해 보이는 거미줄을 친다는 이유로 거미를 싫어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사는 거미의 독에서 항균 기능과 혈압 조절 기능을 하는 유용한 성분이 발견됐습니다.

이승윤 기자입니다.

[기자]
거미줄을 쳐놓고 먹이를 사냥하는 거미.

주위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산왕거미로, 어부처럼 거미줄에 걸려든 먹이를 잡아먹는 '조망성 거미류'입니다.

반면, 보도블럭 틈새로 바쁘게 움직이는 거미는 '별늑대거미'로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 '배회성 거미류'입니다.

먹이를 사냥하는 방식에 따라 거미 독의 기능도 다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거미 6종의 독액을 추출해본 결과, 어부처럼 그물을 치고 먹이를 잡는 '조망성' 거미는 고혈압 억제 같은 신경 억제 활성이 배회성 거미의 독액보다 3~10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실니디핀과 유사하게 칼슘 이온 이동을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반면, 사냥꾼처럼 돌아다니며 먹이를 사냥하는 '배회성' 거미는 항균 기능이 '조망성' 거미보다 5~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항균제로 쓰이는 멜리틴과 유사하게 식중독균을 억제하고, 대장균의 경우, 검증된 항균제인 멜리틴보다 항균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경부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거미류의 독에서 항균 기능과 혈압 조정 기능 성분이 발견된 만큼 특허 출원에 나설 예정입니다.

[여주홍 /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장 : 저희는 추가 보완 실험을 거쳐서 방부 성분이라든지, 신경 억제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의약품 등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음 달 국제 학술지인 BBRC에 보고될 예정입니다.

YTN 이승윤[risungy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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