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관여에 불법사찰까지..." 민낯 드러난 MB 정부 경찰

"정치관여에 불법사찰까지..." 민낯 드러난 MB 정부 경찰

2018.06.27. 오후 10: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이 정치에 관여하고 불법 사찰까지 자행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진보 단체를 탄압하고 선거에 개입한 정황까지 나왔는데, 일부 문건은 당시 청와대에 직접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은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월,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의 서초동 영포빌딩 지하 2층에서, 비밀창고가 발견됐습니다.

창고에서는 다스 문건과 언론보도 스크랩, 각종 사진은 물론, 경찰이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서류도 나왔습니다.

'현안 참고 자료'라는 표지로 묶인 문건에는, 좌파 투쟁여건 무력화 대책,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당 승리를 위한 대책 등 정치 관여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좌파성향 단체 보조금을 배제하고 보수 단체에 지원을 강화하라거나, 좌파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의혹이 불거지자 자체 진상조사팀을 꾸린 경찰은 석 달간 관계자 270여 명을 조사해 해당 문건을 당시 정보 경찰이 작성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 4백여 건이 나왔고, 이 가운데 60여 개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정훈 / 영포빌딩 진상조사팀장 : 진보단체 활동을 위축시키고 보수단체 활동을 활성화 시키는 조언이라든지. 지방선거에 관련돼서 어떤 종류의 분위기가 현재 있다….]

조사팀은 다만,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일상을 불법 사찰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의혹은 전직 대통령 신변 보호를 위한 일반적인 활동이라고 봤습니다.

실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문건은, 웹사이트 <민주주의 2.0>의 동향에 대한 내용이 유일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지만, 불법 소지가 있는 문서도 70여 개 찾았습니다.

진상조사팀은 문제가 된 보고서 130여 건의 작성자와 지시자 등을 밝히기 위해, 지난 20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검찰과 협의를 통해 수사 주체가 결정되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유력 인사들의 뒷조사는 물론, 정치 관여와 불법 사찰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권력에 충성하는 경찰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입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