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동 끝에 "수사 받겠다"...대법원장 결단의 배경은?

정중동 끝에 "수사 받겠다"...대법원장 결단의 배경은?

2018.06.17. 오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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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차 특별조사단이 결과를 내놓은 지 3주 만에 김명수 대법원장은 결국 검찰 수사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수사 의뢰도, 자체 해결도 아닌 중도적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조용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명수 / 대법원장(지난 5월 25일, 3차 조사단 결과 발표) : 조사 결과를 면밀하게 잘 살핀 다음, 구체적인 입장은 다른 기회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지난 7일) : 법원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사법부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이라 하나도 소홀함이 없이 제가 결론을 내릴 때 도움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지난 11일) : (일각에서는 국정조사라는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역시 여러 가지 의견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1일 동안 극도로 말을 아끼며 사법부 안팎의 의견에 귀 기울여 온 김명수 대법원장.

고심 끝에 '직접 고발은 없고, 수사에는 적극 협조'로 입장을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판사들이 주장한 '직접 수사 의뢰'로 결정을 내리면 대법원장이 사법 의혹에 대한 판결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고, 고위급 판사들을 중심으로 뜻을 모은 '자체 해결'로 가닥을 잡으면 사법부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 나온 중간적 입장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김 대법원장이 사상 초유로 사법 수뇌부 수사를 받아들이겠다는 결심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꾸짖음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우회적인 정면돌파를 택하고,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했다며 법관 13명을 징계절차에 회부해 강한 사법 개혁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입니다.

검찰은 이번 주 안에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에 배당된 '사법 의혹' 사건을 다시 재배당하겠다고 예고해 수사력을 집중할 의지를 보였습니다.

김 대법원장의 결단은 검찰의 부장검사 인사를 마친 뒤인 다음 달 초쯤 긴박한 수사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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