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위험·靑 의중은 고심'...사법 의혹 파일 공개

'진보는 위험·靑 의중은 고심'...사법 의혹 파일 공개

2018.06.05.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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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부가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하고 판사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으로 비판이 거센 가운데, 법원행정처가 관련 문건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숙원인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 의중을 반영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반작용으로 진보 인사가 대법원에 들어오는 것을 위험하다고 명시한 내용도 담겼습니다.

조용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진원지인 파일 410개 가운데 98개를 법원행정처가 공개했습니다.

추가로 공개된 문건 가운데 대법원의 염원이었던 상고법원을 만들 때 청와대의 의중을 어떻게 반영할지 고심한 흔적도 있습니다.

청와대가 법관 추천위에 개입하는 것보다 법관 선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하면서,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협의하여 사실상 임명권을 공동 행사하겠다는 로드맵을 그렸습니다.

진보 법관이 대법원에 들어오는 데 거부감을 드러낸 것도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상고법원 도입이 좌초되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진보 세력이 대법관 수를 늘리는 방안을 내세우며 최고법원에 입성을 시도하리라 판단했습니다.

마치 진보인사 유입이 큰 문제라도 되는 듯 제목도 '대법관 증원론의 위험성'으로 지었습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통합진보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원이 퇴직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 결과를 미리 빼낸 정황도 자세히 드러났습니다.

해당 문건에는 재판장과 사법지원총괄심의관이 동기라며, 퇴직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예상된다고 적혀있습니다.

법조인 동기를 통해 재판 결과를 미리 물어봤다고 추론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논란의 소지가 담긴 문건이 여럿 공개됐지만 정작 이번 사태의 핵심인 사법부와 청와대의 재판 거래 정황 내용은 담겨있지 않아, 문건을 추가로 공개하라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용성[choy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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