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꺼졌지만..." 인천항 화물선 화재 숙제 산더미

"불은 꺼졌지만..." 인천항 화물선 화재 숙제 산더미

2018.05.24. 오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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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항 중고차 화물선에서 난 불이 사투 끝에 67시간여 만에 꺼졌지만,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데만 최소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게다가 흉물이 된 화물선과 천5백 대에 달하는 차량은 물론 주변 바다의 환경 오염까지 처리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남았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5만 톤급 화물선 안은 온통 잿더미입니다.

빼곡하게 실린 중고차들은 앙상한 뼈대만 남긴 채 모두 타버렸습니다.

불이 난 선박의 꼬리 부분입니다.

선박을 지탱하는 철제 기둥은 물론 천장과 바닥까지 새카맣게 그을렸습니다.

투입된 소방대원만 840여 명,

[소방대원 : 연기도 좀 남아있고 몸에 해로우니까 빨리 올라가!]

꺼졌던 불길이 살아나며 아찔한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고야 불은 67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습니다.

[박성석 / 인천 중부소방서장 : 최상 갑판에 있는 해치 40개소를 개방하고 측면에서 진압작전을 전개했습니다. 공기가 선체 내부로 유입되면서 13층에 숨어있던 잔불이 일시적으로 되살아나….]

화재 원인을 밝힐 현장 감식까지는 적어도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입니다.

경찰은 중고차 엔진이 과열돼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화물선과 차량 선적 업체 관계자를 불러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김성기 / 인천해양경찰서 수사과장 : 11층 중간 부분에 있는 자동차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나흘이나 이어진 화마로 주변 환경도 잔뜩 오염됐습니다.

화재 첫날, 타이어 5천여 개가 타면서 검은 연기는 무려 10km 이상 날았고,

불을 끄는 데 쓴 물은 일부 바다로 흘러갔습니다.

급한 대로 오일펜스를 설치했지만, 오염 물질이 유출되지 않을까 불안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성모 /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장 : 일반적인 수치보다 높게 나온 (오염 물질이) 있습니다. 해수부하고 검사를 충실히 해서 환경 피해가 없도록….]

불길은 막 잡았지만, 원인 규명과 환경 복구라는 또 다른 숙제가 시작됐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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