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트럭이 쌩쌩..."학교 가기 무서워요"

대형 트럭이 쌩쌩..."학교 가기 무서워요"

2018.05.13. 오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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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서울 주택가 학교 주변에서 어린 학생들이 교통사고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개발 붐을 타고 학교 인근까지 주택 공사가 이어지면서 빚어진 일인데요

위험천만한 상황이 매일같이 반복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커다란 트럭 옆으로 여학생이 아슬아슬하게 등교합니다.

출입금지 표시가 있어도 트럭은 갈 길을 멈추지 않습니다.

비포장 통학로에는 날카로운 철골 자재가 떨어져 있고, 그나마 있는 길도 정문 앞에 다다르면 끊깁니다.

초등학생들이 지나다니는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사방이 공사장에 둘러 싸여있고 안전펜스도 허술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학교 주변에서 주택 공사가 잇따라 시작되면서 학생들이 공사판에 내몰린 겁니다.

공사 관계자들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공사 관계자 : 공사 차량 진입 못 하도록 안내도 하고 펜스를 견고하게 설치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상황이 매일 반복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학부모 : 애들은 언제 어떻게 사고가 날지 모르는데, 차들은 함부로 다니고…. 엄마들이 오죽 그랬으면 차로 애들을 데려다주는 게 습관이 됐어요.]

또 다른 서울 시내 학교 앞.

대형 트럭들이 다니는 넓은 도로에 하굣길 학생들의 아찔한 무단횡단이 이어집니다.

건널목이 학교 정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마음 급한 아이들이 무작정 도로를 가로지르는 겁니다.

[초등학생 : (왜 무단횡단 했어요?) 저 학원 늦어서…. 다른 애들도 이쪽으로 뛰어요.]

실제 이 학교 부근에서는 지난 9일,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던 고등학생이 25톤짜리 트럭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빚어졌고,

지난달에도 서울 동작구의 초등학교 인근에서 하굣길 초등학생이 마을버스에 치여 숨졌습니다.

2014년부터 3년 동안 학교 부근 이른바 '스쿨 존'에서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만 천5백여 건.

숨진 어린이는 20명, 다친 어린이가 천6백여 명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스쿨 존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안전시설 확충과 함께 운전 규제가 급선무라고 입을 모읍니다.

[임재경 /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 교통 섬을 설치해서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하고요. 차량의 속도도 줄일 수 있게 하고, 정부가 유지 관리에 필요한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스쿨 존이지만 제대로 된 관리와 감시 없이 방치되면서 어린 학생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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