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꼼수"...대학가 청소노동자 인원 감축 갈등 확산

"최저임금 꼼수"...대학가 청소노동자 인원 감축 갈등 확산

2018.01.29.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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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청소와 경비 인력 감축에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교 측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퇴직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단기 아르바이트로 메꾸고 있는 건데, 노조 측은 최저임금 인상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기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와 학생 100여 명이 본관 계단을 꽉 채웠습니다.

청소 노동자 인원 감축 중단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겁니다.

"인원 충원하라."

최근 동국대는 청소노동자 8명이 퇴직하자, 빈자리를 근로 장학생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최저임금 인상을 피하기 위한 꼼수이자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문종심 / 동국대 청소노동자 : 끝까지 싸워서 우리 여기서 밤마다 청소하지 말고, 한 달 동안 우리 임금 안 받아도 되죠? 열심히 싸웁시다.]

연세대 청소노동자들과 용역직원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학교 측이 퇴직한 청소·경비노동자 자리를 단기 아르바이트로 충원하자 노조 측이 반발해 농성에 나선 건데, 아르바이트 직원들과 청소노동자 간에 충돌이 벌어져 한 명이 다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김윤수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직부장 : 정년퇴직자 자리 (청소)를 남아계신 근무자들한테 시키는 상황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학교가 올해만 이럴 것인가, 매년 반복해서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대학들은 수년 동안 등록금이 동결되거나 학생 수가 줄어들어 예산도 축소됐다며,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란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 포스코와 엘지디스플레이 협력업체를 포함해 유명 식품 기업들도 시민단체가 공개한 이른바 최저임금 꼼수 명단에 줄줄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진아 / '직장 갑질 119' 노무사 : 대부분 비슷한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었는데,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시도 관련해서는 상여금을 월별로 지급한다거나 아니면 상여금을 아예 폐지해서 기본급으로 준다거나….]

최저임금 꼼수 논란 속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최기성[choiks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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