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간 순식간에 불..."대피조차 못 해"

새벽 시간 순식간에 불..."대피조차 못 해"

2018.01.20. 오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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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층짜리 여관에 머물던 투숙객 중 절반이 숨지는 참변이 발생했습니다.

여관 입구를 가로막고 치솟은 불길이 건물 전체를 삽시간에 집어삼키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여관 내부에는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뚜렷합니다.

한눈에 봐도 낡고 좁은 건물 속에서 투숙객 10명 가운데 절반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부분이 방에서 자고 있던 새벽 시간이라 대피조차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화를 당했습니다.

[화재목격자 : 1~2달 장기투숙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봐. 사람들이 가스에 질식해서 잠자다 죽었는지 (스스로) 나오는 건 못 봤어….]

탈출이 상대적으로 쉬울 듯한 1층에서 사망자 4명이 나온 건데, 경찰은 일단 출입구에서 불이 시작돼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휘발유를 타고 치솟은 불길이 탈출구인 입구를 가로막으면서 미처 대피할 틈이 없었다는 겁니다.

실제 스스로 몸을 피한 사람은 화재 직후 2층에서 뛰어내린 50대 남성 한 명에 불과했습니다.

[최 모 씨 / 여관 화재 생존자 : 주인 아줌마가 불이라고 소리를 들어가지고 창문 열고 확인해보니까 불이 났더라고요. 다급하게 챙긴 것도 없이 창문 너머로 그냥 뛴 거예요.]

나무로 된 출입문 등 목재가 많이 쓰인 오래된 건물이라는 점과 장기 투숙자들이 통상 사용하는 가연성 집기들이 화재를 키웠을 여지도 큽니다.

[여관 주인 친척 : 장판 같은데 석유 뿌려서 불 지르니까 불이 붙지 안 붙어요, 그게? 그리고 옛날 목재니까 나무 목재 집이니까 뭐, 인화가 금방 되지.]

경찰은 다만, 해당 여관이 초기 화재 진압에 도움이 되는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는 곳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소방법은 2층짜리 소규모 건물은 스프링클러 필수 설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YTN 신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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