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코레일, 직원에게 '평창 올림픽' 기부금 강요 논란

[취재N팩트] 코레일, 직원에게 '평창 올림픽' 기부금 강요 논란

2017.10.18. 오후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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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직원들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기부금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코레일은 노조와 협의한 자발적인 모금이라고 해명했지만, YTN 취재 결과 부서별 모금 실적을 요구하는가 하면, 사장직무대행까지 나서서 임직원을 독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최기성 기자!

코레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기부금을 모금한 겁니까?

[기자]
코레일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하는 일이라며 지난달 27일부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기부금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자발적인 모금이라고 공지를 했는데 직급별로 금액까지 정해주었습니다.

YTN이 입수한 내부 문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해당 문건을 보면 2급 이상 직원은 3만 원 이상을, 3급 이상은 1만원 이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코레일 직원은 지난 9월 기준으로 모두 2만6000여 명입니다. 제시 기준대로 모두 기부했다고 가정을 했을 때 모일 수 있는 돈은 2억 7000여 만 원에 이릅니다.

[앵커]
직원들은 사실상 기부금을 강요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발적인 기부금이라고 보기에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발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부분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다른 내부 문건을 봤을 때 본인이 직접 기부금을 입금하는 방식이 아닌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이는 것처럼 이른바 출금이체 동의서에 서명을 한 뒤 사원번호와 이름을 제출하게 했습니다.

아래 쪽을 보면 심지어 부서별 모금 실적까지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코레일 직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現 코레일 직원 : 액수도 정해놓고 하라고 하는 게 사실 뭐 부담이 가는 거죠. 전체적으로 누가 참여를 했는지 안 했는지 드러나는 상황인 거니까…. 20~30년 전 시대를 보는 것 같다는 말도 나오고….]

이와 함께 회사 전체 차원에서 기부금 모금을 추진한 정황도 볼 수 있습니다.

사장 직무대행을 맡은 유재영 직무대행까지 나선 것도 알 수 있는데요.

내부 글을 보면 유재영 사장 직무대행이 직접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 영상회의에서까지 해당 내용을 독려한 사항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코레일은 12일로 마감 기간을 정했지만 참여율이 저조하자 신청기간을 내일인 19일까지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참여율을 높이려고 직원들을 압박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인데요.

또 개인 이름으로 입금하는 것이 아니라 코레일 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의 기부금을 모아서 낼 예정입니다.

사실상 사측이 직원들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코레일 직원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現 코레일 직원 : 왜 지금 와서 돈이 필요하고 어디에 쓸 건지 설명도 없고 다들 좋아하는 분위기가 아니죠.]

성공적인 개최라는 말 이외에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쓸지 등 내부적으로 직원 설득도 되지 않은 상태라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액수도 정해 놓고 누가 참여했는지 다 드러나는 상황인데 자발적인 모금이다.

코레일 측에서는 뭐라고 해명합니까?

[기자]
취재진의 질문에 코레일은 강제성이 없는 순수하게 자발적인 기부금 모금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코레일 관계자는 또 기부금 모금이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철도노조와도 협의를 마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사원번호나 기부금 실적을 받은 건 원활한 소득공제를 위한 자료 수집일 뿐이라면서 다른 의도는 없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기부금 모금 취지에 대해서는 오는 12월 개통하는 서울-강릉간 고속철도 활성화를 위해서 홍보효과를 노리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코레일 관계자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코레일 관계자 : 우리가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해야지 이걸 가지고 홍보도 하고 할 거 아닙니까. (서울~강릉 간 고속철도) 홍보의 단초를 기부금을 통해서 하고 싶었다는 거죠.]

또 기부금 모금 기간을 연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석 연휴가 끼어 있어서 홍보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해서 벌인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코레일 해명을 들어보면 노조와 협의를 했다는 건데요.

사실 관계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취재진은 코레일 측 해명을 듣고 나서 철도노조 측에도 직접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기부금 모금에 대해서는 협의가 됐다고 확인을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사원 번호 기록이나 실적보고 같은 부분은 협의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YTN 취재 내용과 관련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강제성이 확인되면 자료폐기와 모금 중단 요구하겠다고 했습니다.

코레일 측은 이에 대해서 사원번호 부분 등은 협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155억 원 영업적자를 낸 코레일은 오는 20일 그러니까 모레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데요.

이 관련 내용도 당시 국감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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