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염색 안 해? 회사 관둬"...갑질 임원은 승승장구, 직원 삶은 파탄

단독 "염색 안 해? 회사 관둬"...갑질 임원은 승승장구, 직원 삶은 파탄

2017.08.23. 오후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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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최대 놀이공원 가운데 하나인롯데월드에서 흰머리를 염색하지 않는다며 대표 이사가 직원에게 폭언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갑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최기성 기자!

염색하지 않았다고 회사를 관두라고 했다는 건데,어떻게 된 일입니까?

[기자]
지난 2012년 3월에 벌어진 일입니다. 당시 롯데월드 대표이사이자, 현재 롯데 당시 롯데월드 사장이자 하이마트 사장인 이동우 씨는 모든 직원의 통화연결음, 이른바 컬러링을 롯데월드를 홍보하는 내용으로 바꿀 것을 지시했습니다.

롯데월드에서 조리사로 20년 넘게 일한 강 씨는 바꾸지 않고 버티다가 대표이사 호출을 받았는데요. 이 자리에서 흰머리를 검은색 머리로 염색할 것을 지시받았습니다. 강 씨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강동석 / 롯데월드 前 직원 : 염색해라. 머리 흰 게 자랑이냐. 결국에는 제가 머리 염색만은 생각해주십시오 했더니 못하겠다. 염색 안 할 거면 그만둬라.]

강 씨가 염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언성을 높이면서 이동우 씨는 폭언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인사카드까지 언급하면서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 거면 회사를 나가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동우 / 롯데월드 前 대표이사 (지난 2012년 3월) : 머리 흰 게 자랑이야?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 대기업 다니는 사람답게 행동해야지. 뭐하는 거야 지금 당신. 회사를 우습게 알아? 안 그만두면 어떻게 못 하겠지. 대기발령 낼 거야 당신. 애는 셋이지? 당신 인사카드 아니야? 판단해요. 세 가지입니다. 통화연결음, 사유서, 염색. 아니면 그만두고.]

이동우 롯데월드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발언을 받아들이거나 그만두거나 결정하라면서 남자답게 다른 소리 하기 없다는 등 엉뚱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염색이 조리장 근무하고 무슨 연관이 있는지 참 도무지 이해는 안 갑니다마는 결국 강 씨가 염색을 했는데요. 회사를 그만뒀다면서요?

[기자]
대표이사 강압에 견디지 못한 강 씨는 결국 머리를 염색하고 여러 차례 스스로 사진을 찍어서 상부에 보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7개월쯤 지났을 때 강 씨는 염색 대신 스프레이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회사가 허위보고라며 인사위원회에 강 씨를 회부합니다. 인사위원회 결과 정직 처분을 받게 된 강 씨는 떠밀리듯 사직서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앵커]
성인이 염색을 했다, 이걸 사진 찍어서 보고하는 것 자체가 참 모욕적일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당시 대표의 폭언을 들은 사람은 문제는 강 씨 뿐만이 아니라면서요?

[기자]
저희는 이동우 씨가 롯데월드 대표이사로 근무했던 전직 롯데월드 직원과 현직 롯데월드 직원들을 취재했습니다. 해당 직원들은 상습적인 막말에 시달린 적이 강 씨 말고도 더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수십 명이 모인 회의시간에도 욕설과 폭언을 자주 했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A 씨 / 롯데월드 前 직원 : XX, XX 은 기본이에요. 대회의장에 팀장과 임원이 앉은 자리에서 할 수 없는 얘기를 다 한 거죠.]

[B 씨 / 롯데월드 직원 : 나이 많은 사람한테도 반말 찍찍하고 갑질의 원조죠. 갑질의 원조. 강한 사람한테 약하고 약한 사람한테 강하고.]

이 외에도 이동우 대표가 롯데월드 재직 시절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앵커]
강 씨는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만 폭언을 한 대표는 다른 계열사 사장으로 승진을 해서 자리를 옮겼다 이런 소식까지 들리던데 지금 당사자는 이 논란에 대해서 뭐라고 해명을 하고 있습니까?

[기자]
롯데월드에서 관둔 강동석 씨는 고정적인 일자리가 없는 상황입니다. 강 씨는 인권위를 거쳐 법원에까지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5년간의 법정 투쟁을 겪고도 끝내 회사로 돌아갈 수는 없게 됐습니다. 현재 정신적 고통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직접 한번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강동석 / 롯데월드 前 직원 : (아들이) 그러더랍니다. 울면서. 자기 이제 학교 어떻게 다니느냐고….]

하지만 당시 폭언을 했던 이동우 대표는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롯데 하이마트로 자리를 옮긴 뒤 그 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을 했습니다.

YTN 취재 내용에 대해 이동우 대표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이 수 차례 전화를 시도하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 관계자를 통해서 해명을 밝혔는데요. 오래 전 일로 이미 인권위와 법원의 판단이 있었지만 당시 상처를 줬다면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최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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