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경찰, 경부고속도로 사고 버스업체 수사 착수

[취재N팩트] 경찰, 경부고속도로 사고 버스업체 수사 착수

2017.07.11. 오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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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친 경부고속도로 7중 추돌 사고와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이 직접 버스 업체의 과실 여부에 대해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관련법에서 정한 버스 기사들의 휴게 시간을 제대로 지켰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영수 기자!

먼저 경찰 조사에서 버스 운전기사가 졸음운전이라고 진술했지요.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버스 기사의 진술이 결정적입니다.

버스 기사 51살 김 모 씨는 경찰 조사에서 졸다가 쿵 소리가 나서 깨어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버스 블랙박스에도 김 씨가 졸음운전을 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모습이 잡혔는데요.

영상을 보면 버스가 전용차로로 아닌 2차로로 달립니다.

게다가 버스 전용차로는 텅 비어있는 상태고 2차로는 정체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앞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또 사고 직전에 버스 기사가 운전대를 고쳐잡는 모습이 잡혔습니다.

그 찰나에 사고가 나게 된 겁니다.

또 교통사고 현장에는 버스가 제동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여러 정황으로 봤을 때 이번 사고 원인 역시 졸음운전으로 결론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경찰이 사고 버스 업체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했다고요.

졸음운전의 원인을 찾게 되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경찰이 경기도 오산시에 있는 해당 버스 업체에 대해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사고 원인을 밝히는 조사는 관할서인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그대로 진행하고요.

서울지방경찰청에서는 따로 업체의 과실 여부를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본 겁니다.

경찰은 일단 관련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사들의 휴게 시간을 제대로 지켰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입니다.

과도한 업무가 확인되면 버스 업체 관계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압수수색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고 버스를 몰았던 기사의 운행 시간이 굉장히 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가요?

[기자]
해당 버스를 몰던 김 씨는 경기도 오산과 사당을 오가는 광역버스를 몰았습니다.

버스 업체는 하루 5차례에서 6차례 정도 왕복 운행했는데요.

편도로 가는데 보통 70분 정도를 잡는데 왕복하면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셈입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기사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지는 경찰이나 국토부 조사에서 확인해야 할 것 같고요.

일단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고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 건 출퇴근 시간입니다.

사고 전날인 8일, 김 씨는 밤 11시 9분까지 차량을 운행했습니다.

그리고 사고 당일 아침 7시 15분에 차량 운행을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8시간 6분 만에 일을 시작하는 셈입니다.

일 마치고 퇴근하고 집에서 자고, 다시 아침에 출근준비를 해서 나오는 시간을 생각하면 많지 않은 시간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정확한 것은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근무 여건이 여전히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정부 대책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가 지난해 2월 버스 운전기사에게 휴게 시간을 주도록 하는 법을 시행했습니다.

버스 기사가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도록 의무화한 건데요.

앞서 지난해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던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버스 사고를 비롯해 졸음운전으로 대형 사고가 잦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고를 예로 들면 버스 기사 김 씨는 쉬지 않고 4시간 운행했을 경우 최소한 30분은 쉬어야 합니다.

또 전날 마지막 운행시간과 첫 운행시간이 최소한 8시간은 차이가 나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고 버스 기사가 8시간 6분 만에 다시 운전대를 잡았으니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게 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관련법이 있지만 제대로 된 단속이 어려운 데다 업체마다 기사 수를 마냥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사고가 잇따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사고를 예방하려면 일단 버스 업체가 차량 정체 등 교통 상황을 고려해서 배차 간격에 여유를 두고 기사가 쉴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버스 기사도 졸음운전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 되새겨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김영수[yskim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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