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이준서 내일 구속 여부 결정...'윗선 수사' 본격화

[취재N팩트] 이준서 내일 구속 여부 결정...'윗선 수사' 본격화

2017.07.10. 오전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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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조작된 제보 내용을 당에 넘긴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구속 여부가 내일(11일) 결정됩니다.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이 제보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알고도 검증을 소홀히 한 이른바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고, 국민의당 윗선의 부실 검증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수사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차정윤 기자!

결국, 검찰이 영장을 쳤군요?

[기자]
검찰은 어제 오전,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앞서 네 차례나 소환조사를 하고도 그대로 집으로 돌려보내면서,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있는 건지, 의문의 시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인정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전격적으로 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제보 조작 자체는 이유미 씨가 단독 실행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녹취 파일 등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알고도, 검증을 소홀히 한 점이 이른바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내일 오전 10시 반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

[앵커]
'미필적 고의'라는 말이 어렵습니다.

정확히 어떤 개념이죠?

[기자]
'미필적 고의'란 어떤 행위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가 불법적이거나 누군가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실행에 옮길 때 적용됩니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전 최고위원이 제보 내용이 허위라고 의심할 충분한 사정이 있었는데도 검증을 소홀히 해 대선 나흘 전인 5월 5일 거짓 폭로가 이뤄지도록 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이 전 최고위원이 기자로부터 제보의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고, 당 공명선거추진단에 제보자의 신원은 밝힐 수 없다며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한 것도 사실상 고의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 전 최고위원이 '제보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미 씨의 말을 듣고도, 공명선거추진단에 자료가 사실이라고 재차 확인해, 5월 7일 2차 기자회견이 열리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검찰은, 국민의당이 특혜 입사 의혹을 발표한 지난 5월 5일 이후, 이유미 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의 통화와 메시지에 주목했습니다.

이유미 씨는 지난 5월 8일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당이 망하는 거라고 하셨다'거나, '지금이라도 밝히고 사과하는 게 낫다', '무서우니 그만하자' 등 수차례 이준서 위원에게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런 정황 등으로 봤을 때 검찰은 이유미 씨의 단독 실행에 이 전 최고위원의 부실 검증이 더해져 사건이 촉발됐다고 잠정 결론지었습니다.

[앵커]
제보가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공표하게끔 했다는 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검찰은 영장을 쳤습니다만, 이게 실제로 법정에서도 통할까요?

[기자]
관련한 판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서는 어떠한 소문을 듣고 그 진실성에 강한 의문을 품고서도 공표한 경우에는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정봉주 전 의원은 BBK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가 2011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또, 박원순 시장의 아들이 대리 신체검사를 받았다고 퍼뜨렸다가 기소된 사람들에게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허위사실 공표가 적용된 바 있습니다.

[앵커]
이제 검찰 수사가 윗선 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앞으로 수사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검찰은 일단 '윗선의 밑단'인 이 전 최고 위원의 구속이 결정되고 나면, 점점 위로 수사를 넓혀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일단 이번 주에 김인원, 김성호 공명선거추진단 전 부단장을 다시 불러 제보 검증과 공표 과정을 집중적으로 추궁합니다.

지난주에는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의 보좌관을 부른 만큼, 이 의원에 대한 소환도 곧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제보를 공표하기 전인 지난 5월 1일 박지원 전 대표에게 특혜 의혹 제보 입수 사실을 바이버와 전화 통화로 보고한 적이 있습니다.

또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24일,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 5분 동안 개별 면담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건에 국민의당 최고 윗선도 관여돼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면서, 검찰의 수사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은 검찰이 어떤 부분 조사하고 있나요?

[기자]
오늘 이유미 씨를 포함한 피의자나, 주요 참고인에 대한 소환 조사는 없습니다.

검찰은 검토할 사항이 많은 만큼, 내일 있을 영장실질심사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제보 조작 사건에서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막중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내일 열리는 이 전 최고위원의 피의자 심문의 영장 전담 판사는 앞서 이유미 씨의 구속을 결정한 박성인 부장판사입니다.

이 전 최고위원의 구속 여부가 향후 검찰의 수사 향방을 가를 만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녹취 파일에서 파슨스디자인스쿨 동료인 척, 목소리를 연기한 이유미 씨의 남동생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 씨에 대한 구속적 피의자 심문도 이 전 최고위원과 함께 내일 10시 반 남부지방법원 즉결 심판정에서 열립니다.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숨죽이며 지켜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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