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 그 후'... 끝이 안 보이는 고통

'범죄 피해 그 후'... 끝이 안 보이는 고통

2017.05.28. 오전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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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국내에서 많은 범죄가 발생하면서, 피해자 또한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법원의 판결이 나고 가해자가 처벌을 받으면 사건이 끝난 것 같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연쇄살인범 유영철에게 큰 형을 잃은 안 모 씨.

설상가상, 사건에 대한 충격으로 다른 형제들도 잇따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안 모 씨 / 유영철 살인 피해자 유가족 : 영안실 아저씨가 그러더라고 자기가 (나이) 70 평생 형제가 영안실 들어오는 건 처음 봤대요. 그것도 몇 년 안 돼서 (형제가) 그렇게 다 죽은 거야.]

13년이 지났지만, 안 씨는 여전히 세상과 단절한 채 고통 속에 살고 있습니다.

[안 모 씨 / 유영철 살인 피해자 유가족 : 지금 가스도 다 끊어졌어요. 가스를 다 끊었어요. 돈을 못 내서….]

[이근덕 / 신경정신과 전문의 : 두려움이 항상 감싸고 있기 때문에 불면증이나 여러 가지 우울증이나 불안증이나 공황장애나 그런 것들이 많이 있을 수 있고요. 그래서 사회생활이 거의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김진호 씨는 2010년부터 아들 병간호에 매달려있습니다.

[김진호 / 폭행 사건 피해자 아버지 : 어깨 부딪혔다는 걸 이유로 시비가 붙어서 일방적으로 얻어맞아서 길바닥에 떨어지면서 뇌출혈이 너무 심하게 일어나서….]

7년 동안 4차례 뇌수술을 하며 치료비와 간병비로 들어간 돈만 4억여 원.

[김진호 / 폭행 사건 피해자 아버지 : 왜 인생이 파괴되고 가정이 파괴됐는데 추가로 왜 돈도 계속 물어야 하고 한도 끝도 없는 정신적인 고통을 받아야 하고 피해를 봐야 하느냐….]

범죄의 위협은 우리 주변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2015년 한 해에 발생한 범죄는 백4십2만여 건.

살인과 강도 등 강력범죄가 2천 4백여 건이나 되고, 폭행과 상해 범죄는 한 시간에 25건꼴로 발생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범죄로 일상을 빼앗긴 범죄피해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고순희 / 70대 부부 묻지마 폭행 피해자 며느리 : 힘든데도 사건처리를 해야 하고 힘든데도 알아봐야 되고….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그럴 시간 그런 여유가 없더라고요.]

[김 모 씨 /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 유가족 : 면담을 하면 그 사람들은 눈에 바로 안 보이는 거죠. 도깨비처럼 보여. 내 눈에. 그래서 내가 정신과 의사한테 2년 동안 치료도 받았어요.]

오늘 밤 9시 15분 국민신문고에서는 범죄피해 이후의 삶을 들여다보고, 범죄피해자 지원제도의 현황과 개선 방안에 대해 짚어봅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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