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내일 정오쯤 박 대통령 정치적 운명 결정

[취재N팩트] 내일 정오쯤 박 대통령 정치적 운명 결정

2017.03.09. 오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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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헌법재판소가 어제 박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선고일을 내일로 확정했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 소추안이 의결된 지 91일 만에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론이 나게 됩니다.

사회부 최재민 선임기자 연결해 박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 내일로 결정한 배경과 선고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들어보겠습니다.

헌재가 결국 내일로 박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하기로 했어요?

[기자]
내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운명의 박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내려지게 됩니다.

헌재는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선고 장면을 TV로 생중계하기로 했습니다.

헌재는 어제 언론 발표에 앞서 국회와 박 대통령 측에 전화로 선고 날짜와 시간을 먼저 알렸습니다.

[앵커]
선고일이 정해졌다는 건 재판관들이 어느 정도 판단이 섰다고 봐도 되는 거죠?

[기자]
8명의 헌법재판관이 지난달 28일부터 평의를 했는데 내일로 선고일을 잡았다는 건 그동안의 평의를 통해 쟁점을 대부분 좁혔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최종 결정은 내일 선고 직전 재판관들의 표결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고 시간을 오전 11시로 잡은 이유도 선고 직전 최종 결론을 내기 위한 평결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재판관들 각자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마음속으로만 가지고 있고 최종 결정은 내일 선고 직전에 한다는 얘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용과 기각 두 종류의 결정문 초안은 이미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결정문을 어제 평의에서 재판관들이 회람하고 대체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서 선고일을 지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어제 평의는 평상시보다 긴 2시간 반가량이 걸렸습니다.

최종 결정은 재판관들 8명이 전자 표결 방식으로 박 대통령 파면에 찬성할지 아니면 반대할지를 선택하게 됩니다.

또한, 각하 의견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문에 자필 서명을 하면 선고 절차만 남겨 놓게 됩니다.

[앵커]
헌재에서 내려질 경우의 수를 알아보죠.

6명이 인용 결정을 하면 박 대통령은 파면되는 거죠?

[기자]
재판관 8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인용을 결정하면 박 대통령은 파면돼 즉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3명 이상이 기각이나 각하 결정을 내리면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은 최종 기각돼 즉시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되고요.

각하 결정은 재판관 5명 이상이 각하라고 판단해야 가능한데 이 역시도 박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됩니다.

헌재는 단심제이기 때문에 탄핵심판 선고에 불복할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선고와 함께 바로 효력이 발생합니다.

[앵커]
내일 오전 11시에 재판이 시작되면 언제쯤 인용인지 기각인지가 가려지게 되나요?

[기자]
헌재 심판 규칙에는 재판장이 심판의 결론을 밝히는 주문을 먼저 읽고서 이유를 설명하게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을 먼저 밝혀야 하는지는 강제 규정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주문이 언제 나오느냐에 달려 있는데 노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과 통진당 해산 사건 때는 이유를 먼저 설명하고 맨 마지막에 결론에 해당하는 주문을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탄핵 소추 사유가 3가지였고 쟁점도 비교적 간단했던 노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은 윤영철 당시 헌법재판소장이 탄핵을 기각한다는 결론을 밝힐 때까지 25분이 걸렸습니다.

이번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은 탄핵 소추 사유가 13가지에 달해 선고에 1시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탄핵 심판 결론이 담긴 헌재 결정문은 이정미 권한대행이 낭독하게 됩니다.

[앵커]
이번에는 만약 소수 의견이 있으면 반드시 밝히게 돼 있죠?

[기자]
2005년 헌법재판소법이 바뀌었기 때문인데요.

8대1로 해산 결정이 나온 통합진보당 사건 때는 당시 박한철 소장이 결정문을 읽기 전에 맨 먼저 이 사건에서는 재판관들의 의견이 갈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수 의견인 해산 인용 의견을 읽고, 소수 의견인 해산 반대 의견을 읽은 뒤 최종적으로 통진당을 해산한다는 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번에도 통진당 사건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아침 헌법재판관들의 출근 모습은 어떻습니까?

[기자]
오전 9시쯤 속속 출근했습니다.

이정미 대행은 취재진을 향해 가볍게 머리를 숙인 뒤 말없이 집무실로 향했습니다.

다른 재판관 역시 기자들의 카메라 세례에 옅은 미소를 지었지만 역시 입을 굳게 닫고 침묵했습니다.

한 재판관은 어제 오후 퇴근하면서도 결론을 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희는 입이 없다고 말하며 황급히 걸음을 옮기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도 평의가 열리나요?

[기자]
헌재는 평의가 언제 열린다고 아직 확인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평상시와 비슷하다고 말해 아마도 오후에 재판관들의 평의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결정문 초안을 회람하면서 문구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며 막판 수정작업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재판관들의 개별 의견이 모두 공개되는 만큼 논리를 더욱 탄탄하게 다듬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선고가 하루 앞둔 헌재 주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내일 이맘때면 박 대통령 파면 여부가 결정됩니다.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헌재 앞에는 태극기를 든 시민과 통행을 막는 경찰 사이의 크고 작은 충돌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헌재 일대 곳곳에 경찰력을 배치하고 최고 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석 달 동안 이어져 온 박 대통령 탄핵 심판 사태의 종착점이 이제 만 하루도 남지 않았습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짓는 헌법재판소에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재민 선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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