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땅굴 지뢰 사고의 비극...위험은 현재진행형

제4땅굴 지뢰 사고의 비극...위험은 현재진행형

2016.11.03. 오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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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접경지대 지뢰 사고는 군도 정확한 설치 위치를 모르는 '미확인 지뢰 지대'에서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사면이나 물을 타고 움직이는 지뢰, 즉 유실 지뢰 문제까지 맞물려 위험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YTN 데이터 저널리즘팀이 제작한 강원도 양구군 펀치볼 지뢰 피해 지도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온 구역은 분지의 북서쪽 지뢰지대입니다.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인 가칠봉 자락과, 제4 땅굴 아래 산악지대가 그곳으로 1960년대부터 올해까지 민간인 19명이 피해를 봤습니다.

특히 제4 땅굴 밑자락에서는 지뢰를 밟아 7명이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었습니다.

친척이 동시에 목숨을 잃거나, 동네 주민이 함께 사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1990년대 이후 사고입니다.

1990년 땅굴이 발견된 뒤, 군이 대인 지뢰를 집중적으로 살포했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고 들어간 주민도 많았다고 합니다.

[서정호 / 해안면 주민·지뢰 피해자 : 제가 거기 나무도 많이 하러 갔었고, 제가 거기 가서 주로 나무를 많이 했어요. (90년대) 땅굴 발견 후에 매설한 게 맞아요]

특히 올해 5월에 일어난 사고 지점은 32년 전에 일어난 또 다른 민간인 사고와 거의 같은 위치였습니다.

[김 모 씨 / 지뢰 피해자 : 몇 발자국이에요 몇 발자국. 바로 (밭의) 코앞에서 사고가 난 거예요. 바로 코앞에서...]

또 다른 문제는 지뢰가 경사면이나 물길을 따라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제가 지금 들고 있는 건 뇌관이 없는 상태의 M14 대인지뢰입니다.

플라스틱으로 가볍게 만들어졌는데요. 물에 한 번 띄워볼까요? 이렇게 동동 뜨는 것을 볼 수 있죠.

이처럼 시냇물을 따라 수백 m를 흘러내려 온 대인지뢰에 지난 4월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가 발을 다쳤습니다.

현장을 가보니, 사고가 난 시냇가는 군데 군데 지뢰 표지판이 서 있을 뿐, 제대로 출입이 통제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한 달 간격으로 일어난 한국인 지뢰 사고 지점도 부근 숲이 모두 지뢰지대이지만 불과 200여 미터 옆 인삼밭에만 가도 조그만 지뢰 표지 외엔 이렇다 할 경계 철조망도 없습니다.

[이준기 / 강원도 양구군 주민 : 2017년에도 사고 안 나리라는 보장은 또 없거든요. 민북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이 사람들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주민등록을 가지고 있는 국민인데, 전혀 대한민국 정부가 이 사람들에 대해 배려를 안 합니다.]

근본적인 지뢰 제거 작업과 관리 조치가 없으면 비극은 계속될 수 있습니다.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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